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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aytowin Jul 25. 2019

대입 논술 - 첨삭에 관련하여

첨삭은 논술 시험을 준비하는 데에 중요하지 않다. 첨삭은 학생의 실력을 향상하는 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그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첨삭은 오래 걸린다.

- 첨삭은 정보를 한정시킨다.

- 첨삭은 대화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첨삭에는 새로운 화자(강사 또는 전문 첨삭하는 분 또는 아르바이트 대학생 등)가 등장하는, 새로운 맥락과 소통이 필요한 고정된 형식의 대화이다. 



학원이나 과외에서 또는 온라인 강좌에서

논술 강사들은 첨삭이 글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직접적인 순간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첨삭을 매우 중요한 것으로 여긴다. 첨삭을 많이 하면 성실한 강사로 보일 수 있고, 더 열심을 다하는 것처럼 평가받는 조건이 될 수 있다. 학생이 쓴 글에 빨간색으로 체크를 하고, 강사가 주석을 달아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첨삭은 많은 정보를 담는다. 열심을 다하는 강사의 경우에는 학생이 쓴 글의 분량에 버금가는 분량을 작성해 주기도 한다. 그러면 꼼꼼하고 정성을 다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만약에 그것이 강사의 자기만족일 수 있어서 학생의 실력을 향상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업은 학생을 위한 것 같지만, 때로는 강사를 위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첨삭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믿는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더 좋은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텍스트의 맥락을 이해하고, 오해를 줄이기

버나드 로스는 스탠퍼드의 교수인데, 오랜 시간 동안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친 교수이다. 그의 교수법은 매우 간결하고 정확한데, 그의 저서 『성취 습관』에 잘 기술되어 있다. 그는 대화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로스는 이 책에서 대화와 맥락이 '이해하기'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논의한다.


교수는 연구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강단에 서기까지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이 거의 없다. 그래서 우리가 대학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교수들이 연구 업적에 있어서는 탁월한 부분들이 많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물론 모든 교수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내 생각에 교수가 될 때까지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자신의 교수법에 대해서 고민하는 교수는 적을 것 같다. 왜냐하면 교수는 연구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이다.


로스는 자신이 꽤 잘 가르치는 교수라고 여기고, 수업 시간에는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한다고 믿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듣는 학생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이 쉽다고 여기는 부분들을 또는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들을 학생들은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꽤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자신의 수업에서는 대화가 매우 중요하며, 끊임없이 중요한 부분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부분을 계속 이야기하고, 또 반복한다고 한다.


그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대화가 이루어지는 맥락이 대단히 중요하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어긋난 맥락이야말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된다."라고 말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선입견으로 강의를 대하기 때문에 중간중간 학습 내용을 확인하고 바로잡지 않으면 전혀 다른 맥락으로 정보를 수용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래서 그는 "나는 정기적으로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라고 요구한다. ······· 그때마다 일부 학생들이 파악한 맥락이 나의 예측과 얼마나 다른지 알게 되어 종종 깜짝 놀라곤 한다. 학생들에게 어떤 질문도 괜찮으니 해보라고 부추긴다. 멍청한 질문일수록 더 좋다고 말이다. 그러면 학생들 일부가 수업 내용을 완전히 오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라고 이야기한다.


마찬가지이다. 첨삭한 문장, 다시 말하면 새로운 글쓴이(첨삭한 사람)의 새로운 텍스트를 제공해서 제시문의 이해를 돕겠다는 생각은 조금 더 고려해 보아야 한다. 철학적 해석학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은, 자신이 쓴 글에 대한 이해가 타인에게 꽤나 쉬울 것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선생이 쓴 글을 학생이 바로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상호 간의 대화는 꽤 많은 것은 전제하고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만 공동의 목적이 분명하다면 대화하는 동안 '매우 손쉽게' 새로운 이해의 영역에 도달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야기 나누기

더 좋은 방법은 첨삭이 아니라 대화이다. 대화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대화가 되어야 한다. 수업에서 진행하는 대화는 감정과 느낌과 직관과 논리 등 모든 것을 수용하는 대화이어야 한다. 나는 학생과 대화를 통해서 수업을 진행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제시문에 대해서 토론을 한다.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모범답안에 가까워지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때에 나는 학생에게 글을 쓰게 한다. 그러나 글을 쓰고 나서 바로 첨삭을 하지 않는다. 나는 학생에게 묻는다.


나: "자신이 쓸 글에 대해서 평가해 보세요."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내가 생각하는 부분과 학생이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합의점을 찾아내기 위해서이다. 나는 오랜 수업 경험에 근거해서 학생의 글을 보면, 어느 부분에서 주저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확신을 가지고 작성했는지, 어떤 부분에 대해서 문제가 될만한 소지가 있는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부분은 학생 스스로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과 거의 일치한다. 그래서 대화를 나누다가 내가 학생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건넨다.


나: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학생: "네 맞아요. 어떻게 아셨어요? 그 부분이 좀 찝찝했어요.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서로가 어느 정도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고 가정하고 그것을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첨삭은 학생이 쓴 글의 이해를 돕는 매개로 사용되는데, 이것은 또 하나의 글이기 때문에 첨삭한 것을 다시 이해해야 하는 또 다른 과정에 진입해야 한다. 그것은 시간 낭비이다.


감정적인 접근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 논리적으로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학생은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의 훈련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본인의 글을 평가할 때에는 느낌이나 생각, 정리되지 않는 단상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첨삭을 하는 영역은

한정되어야 한다. 내 수업에서 첨삭이 이루어지는 영역은 비문을 고쳐주는 것과 키워드를 기록하는 것, 두 가지 부분이다.


비문을 고친다

비문은 많이 고쳐주지 않는다. 학생들은 생각하는 것보다 글을 잘 쓴다. 그리고 학생마다 글에서 나타나는 개성이 있는데, 그것을 모두 고쳐서는 안 된다. 게다가 내가 원하는 방식의 문장으로 고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신이 사용하는 말의 형식이나 습관이 있는데, 그것이 글로 표현될 때에는 비문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구어체와 문어체에 대한 이해를 돕고, 비문을 고쳐주기만 하면 개성이 드러나는 멋진 글이 된다. 

나는 답안지에 기록된 모든 비문을 고치지 않는다. 한 번에 모든 문장을 고치는 것은 학생에게도 좋은 느낌을 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부담스러운 감정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문장을 고치는 것은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학습 효과도 많이 떨어진다. 몇 개의 비문만 고쳐 주면, 학생은 자연스럽게 비문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어 나중에는 사용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게 된다. 잘 쓴 문장에 대해서 칭찬을 하고, 개성이 넘치고 독특한 문장에 대해서는 격려를 해준다. 그 방법이 하나하나 문장을 고쳐주는 것보다 더 빨리 좋은 문장을 쓸 수 있도록 해준다. 이것은 나의 경험에 근거한다.


키워드를 메모한다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단어를 답안지에 기록한다. 이 키워드는 5개로 한정한다. 우리가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대화를 하는 동안 내가 학생의 답안지에 키워드를 쓴다. 그리고 그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나는 학생에게 다음 번에 답안지를 볼 때에 우리가 했던 대화를 떠올릴 수 있냐고 묻는다. 학생이 머뭇거리면 나는 다시 설명한다. 그리고 이해가 될 때까지 다시 이야기를 한다.




첨삭이 필요한 경우

첨삭이 필요한 경우는 두 가지이다. 독서토론을 하면서 학생들이 쓴 글에 논평을 하는 경우, 다른 하나는 자소서를 준비해주는 경우이다. 두 가지 경우에 대해서는 나의 다른 글에서 논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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