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삭은 꽤 의미가 있는 작업처럼 여겨진다. 왜냐하면 첨삭을 많이 하면 교사나 학생이나 학부모님에게 무언가 의미 있는 작업을 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교사는 스스로가 학생에게 많은 점을 가르쳐 주었다고 여기고, 학생은 많은 것을 익혔다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학부모님은 수업에 대한 적절한 대가를 치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보이기 위한 것이고, 정작 학생의 실력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에서 나는 첨삭이 '메모로 기억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대화하기로 기억하는 것'보다 효율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나 더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첨삭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답안지를 작성하게 돕는다면, 학생과 교사는 서로의 시간을 아끼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믿는다.
이렇게 하자. 처음부터 모범답안을 쓸 수 있도록 돕는다면 어떨까? 글을 쓰기 전에 모범답안과 가장 유사한 답안을 작성하도록 돕게 되면, 자연스럽게 모범답안과 가까운 답안을 쓸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첨삭은 하지 않는 방향으로 수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방향은 첨삭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학생이 답안을 작성하도록 돕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답안지를 작성하지 전에 대화로 답안지를 작성하는데, 대화로 답안지를 작성한 이후에는 답안지를 작성하면 달라지는 부분이나 틀리는 부분은 매우 적어진다.
- 대화로 글을 쓰는 작업이 익숙해지면, 글을 쓰는 부담도 덜어진다. 왜냐하면 텍스트는 대화가 활자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 모범답안과 가장 가까운 글을 쓰면,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수정해야 하는지 비교하기도 수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