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 수업 과정은 다음과 같이 3단계로 진행한다. 수업 시간은 90분이고, 가능한 모든 과정을 제한된 시간 안에 끝내도록 애를 쓴다.
텍스트 함께 읽기 → 토론 하기 → 글쓰기 과제에 대해서 설명하기
수업이 끝나면 다음과 같이 3단계로 진행한다.
과제 제출하기 → 글 쓰는 것을 논평하기 → 수업 시간에 만나서 쓴 글에 대해서 토론하기
수업이 끝나면 글쓰기 과제를 준다. 글쓰기 과제는 다음 수업 시간까지 웹으로 제출해야 하고, 작성한 글에 내가 논평을 달아서 다음 수업 시간에 함께 토론을 한다.
독서토론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글쓰기 과제이다. 왜냐하면 글을 쓰지 않으면 텍스트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는 정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 토론을 하는 동안에 이야기를 잘하는 학생이 있더라도 글을 잘 쓰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글쓰기 과제를 정확하게 수행하지 못하면 텍스트에 대한 이해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글쓰기 과제에는 일정한 형식이 주어진다. 형식을 주지 않으면, 토론했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이 쓰고자 하는 대로 마음대로 글을 쓰게 되는데, 그것은 나를 매우 곤란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글을 쓴다는 것은 텍스트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하는 것이며 자기의 생각이나 주장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쓰기 형식에 맞추어서 작성하지 않은 글은 좋은 글로 평가할 수 없다.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을 쓴다는 것과 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을 글로 담는 것은 전혀 다르다. 독서토론 수업에서는 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정말 좋은 텍스트를 읽고 그것을 자신에게 이해시키고, 이해한 것을 표현하는 과정이 있어야 자신만의 글을 쓸 수 있다.
나는 학생들이 정말 좋은 텍스트를 기억하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기억한다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나쁜 이야기를 기억하는 사람은 나쁜 행동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여길 것이고, 좋은 이야기를 기억하는 사람은 좋은 행동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나는 상황에 따라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을 만들고 싶다. 글쓰기는 곧 자기 이해이고, 자기 이해는 자신이 속한 세계를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정교하고 정확한 글쓰기 훈련이 진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