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위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ssie Nov 04. 2015

행복은 선택이다

스스로 결정하는 것

나에게는 '행복'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그러나 진정 불행해지기를 바라는 사람 또한,
나를 포함하여 아직까지 본 적은 없다.


행복이란 뭘까



며칠 전,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런 하늘을 보았다.

ⓒ 2015. essie

촘촘한 구름들 위로 붉게 베인 노을, 아직도 고이

남아있는  하늘의 따뜻하게 푸른색, 그리고 이미

어두워져 실루엣을  한층 멋들어지게 드러내던,

면 지극히 일상적일 수  있는 풍경이 참 좋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보았다.


다들 함께 걷던 이 길에서 유일하게 혼자였던 나는,  

그들 중 어쩌면 나를 알아보는 이가 한 두 명 있을지

모른다는 그럴싸한 무의식 현실추리를 바탕으로,

자신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콩기름 한 방울 같으니

어서 총총걸음으로 '이 몸은 바쁜 몸' 이라는 듯

그들을 지나치는 것이 더 어울렸을지도 모르겠는데.


추월이 아니라 도망


왠지 도망가지 않았다.

그래,

공연히 빠른 걸음 하는 것은 추월 아닌 도망이다.

하나둘씩 그들은, 멈춰 서 있던 나를 지나갔다.


막상 따지고 보면 짧은 순간이었지만 참 좋았다.

해 질 녘 하늘에서 최고의 아티스트가 보여주는

이 아름다운 작품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 2015. essie

"이런 하늘 보면서 행복한 시간 보내셨나 봐요"


사진을 보고 누군가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행복한 시간을 보냈나? 나는 그냥 걷다 잠시 멈춰

 쳐다본 것뿐인데. 배고프고 혼자였는데.'


하지만 나는 분명 행복했다. 그것도 꽤나 많이.


"혼자인 것이 편하다, 익숙하다"는 人들이 있다.

어쩌면 나도 그들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치킨 주문할 때 혼자 양념 반 후라이드 반,

혼자서 피자 한 판, 중식집에 혼자 가서 탕수육을

시켜 먹는다거나, 호텔 결혼식의 원형 테이블에서

'혼자가 좋은' 사람은 아무래도 없을 것 같다.


인정한다, 人은 꾸준히 '외로움'을 느끼는 존재다.

또한, 함께 있음으로 인해 더 행복해질 수도 있다.


좌지우지


그러나

행복의 기준이 '그 무엇'이나 '누군가'가 되고,

인생의 목표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 되는 순간,

그는 '불행'에 더 많은 기회를 열어주게 된다.


돈이 있어서 행복하면, 돈을 잃을 때 불행하다.

연인을 만나서 행복하다면 헤어질 때 불행하다.

날씨가 좋아서 행복하면 궂은날엔 안 행복하고

행복에게 나의 주인 자리를 내어주면,

바로 그 행복이 나를 좌지우지해 버리는 것이다.


ⓒ 2015. essie

돌아보면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참 많다.

그러나 개인이 다르고 상대적, 주관적일 수 있기에

나의 행복이 어떤 이에게는 불쌍해 보이기도 하

누군가에게는 이질감을 줄 만큼 비공감일 수 있다.


하지만 행복과 불행은 분명히 마음의 선택이다.

애초에 행복과 불행의 기준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은 마치, '사랑의 기준'이나 '멋진 사람의 기준'

따위를 묻는 질문과도 같이 추상적일 수 있다.


이 또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글일 뿐이나,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그보다는 사실, 매우 감사하다.


감사의 이유


자판을 누르는 손가락이 합쳐서 딱 열 개라서.

팔도 있고 다리도 있으며 눈코입귀 다 붙어있어서.

아침 햇살을 느끼고 저녁 석양을 볼 수 있는 두 눈,

감동받을 수 있는 마음이 있어서 감사하다.

그리고 변하지 않을 한 존재가 나의 안에 늘 있기에

매일 감사한다. 슬픔과 감사는 조금 다르다.

슬퍼도 감사할 수 있고, 슬프다고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니라는 말이다. 난 자주 슬펐고, 매일 감사했다.


꾸준히 감사하다 보면 감사한 것이 더욱 많아진다.

많아진다기보다, 감사할 것들을 더 많이 알게 된다.

ⓒ 2015. essie

불만과 감사의 공통점은 희한하게도,

하면 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온통 덮을 만큼

그래서 그것이 내 세상이 될 만큼 커진다는 것이다.


한편에 미안한 마음 죄송한 마음도 담고 있지만

역시 나는 감사해야 하며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누군가를 찾고 바라기 이전에,

홀로 있을 때도 행복할 줄 아는 사람이

함께 있을 때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당신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Copyright ⓒ 2015. essie. All rights reserved

이 글은 브런치 앱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