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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

엄마의 손

다시 잡을 수만 있다면

by Essie

이 때는 행복했어 링거 끈이 내 행복의 끈 같았어
엄마가 아직 링거를 꽂고 있으니까 살아 있으니까

숨 쉬는 엄마 옆에서 손 잡고 엄마 체온 느끼는 것
그게 내 행복의 전부였어 그래서 난 정말 행복했어

엄마 손이 아직 따뜻한 것 하나만으로도 행복했어
눈물 나게 행복하고 소중해서 그 순간을 다 담았어

엄마 딸 오늘도 겨우 버텼어 정말 이상한 하루였어

나는 사람을 의지하지 않는다 확신하고 살았는데
알고 보니 엄마를 의지 했더라고 그래서 휘청거려


엄마 사랑해 나 좀 도와줘


쉽게 기댈 수 있는 엉뚱한 곳에 기대고 싶지 않아

엄마가 나에게 한 희생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아



엄마의 따뜻한 손 다시 잡을 수 있다면

난 어떤 것이라도 포기할 수 있을 텐데


숨 쉬는 엄마 옆에 다시 누울 수 있다면

내 모든 것을 걸고 지킨다 약속할 텐데


엄마가 누웠던 내 침대 엄마 자리에서

빈손으로 오늘도 눈물을 닦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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