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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dshoes Jul 23. 2022

베네치아, 석양의 산마르코 광장

유럽여행


앞 글에서 베네치아에 대해 어쩐지 우울한 감상을 썼지만, 사실 이곳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소 중 하나이다. 특히 석양의 산마르코 광장.


아드리아해 너머로 태양이 가라앉기 시작하면,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에 한순간 조명이 켜진다. 카페의 악사들이 흥겨운 연주를 시작한다. 이 순간은 마치 마법 같다. 분홍빛 가로등 너머로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의 하얀 실루엣이 점차 어둠에 잠기고, 한낮엔 전투적으로 돌아다니던 관광객들도 발걸음이 느려진다. 바닷바람이 불어 더위가 식고, 공기는 코발트색으로 물들어간다.



바다를 향해 열려있는 느긋한 느낌의 장소를 나는 무척 좋아한다. 한국의 남해안, 에게해의 섬들, 그리고 베네치아가 그런 곳이다. (에게해는 한번 밖에 안가봤지만) 아무리 아름답고 평온한 곳이라도 바다가 없다면 어딘가 살짝 아쉽다. 바닷가에서 자란 것도 아닌데 왜 그런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 여름이 아닌 계절에 베네치아에 온 적이 없다. 가을이나 겨울 사진을 보니 해무가 깔리고 날씨가 궂어서 또 다른 느낌이더라. 언젠가 다른 계절에 이곳에 올 수 있을까?


- 내가 사랑하는 또 다른 장소는 라오스의 루앙 프라방이다. 여긴 바다는 없는데? 싶었지만 도도히 흐르는 메콩강과 칸 강이 있구나. 어쨌든 물과 함께 있는 곳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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