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후, 나는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그곳에서 본 풍경이 며칠 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혼자 걷기 힘들어서 워커(Walker)를 밀고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음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으니 자꾸 와인만 들이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동시에 혹시 넘어지면 누를 수 있게 호출 버튼을 목에 하나씩 걸고 계시고요. 그걸 보니까, 며칠 동안 등산도 안 가고 누워서 책만 보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30년 후에 그런 곳에서 살고 싶지 않으면... 사실 그곳도 최소 한 달에 만 불씩 내야 합니다. 요즘 한국돈으로는 1500만원 가까이 되겠죠? 알츠하이머나 치매등 뇌에 문제가 있으면 아마 배로 돈이 많아야 들어가긴 하지만,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저는 그런 곳에서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사고사 빼고는 내 의지가 내 몸을 다룰 수 있는 삶을 끝까지 살다가 잠들듯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럴려면 근육 저축, 혈관 저축을 해야 한다는 거죠.
손웅정 작가의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나이 들수록 근육이 참 중요하거든요. 근육은 최고의 식량이라 할 수 있어요. 특히나 혈관을 건강히 유지하게 한단 말이죠. 사람은 혈관과 함께 늙어가는 거잖아요." 그리고 노화는 하체로부터 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이 움직이라고 하는 거예요. 더군다나 나이 먹으면 다리는 가늘어지고, 엉덩이는 함몰되고, 배는 불룩해지니까요."
"일단 관에 들어가기 전까지 걷기라도 매일 하는 게 당연한 소리겠지만 아주 중요한 건강 저축법이에요. 일단 걸을 수 있으면 내가 원하는 데를 내 의지껏 갈 수 있잖아요." 일단 걸을 수 있으면 내가 원하는 곳을 내 의지껏 갈 수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워커를 밀고 다니는 노인들을 보면서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사람들은 건강을 유지한다는 말은 쉽게 하면서도 건강을 저축한다는 생각은 잘 못 하는 것 같아요." 건강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저축해야 한다는 표현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정희원 박사의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에서는 노년기 삶의 질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챙겨야 하는 근육을 콕 집어 말합니다. 바로 코어와 둔근입니다. 코어는 복근과 횡격막, 등 근육, 골반저 근육을 포괄하는 근육 그룹으로, 자세 유지, 균형, 몸 전체의 움직임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둔근은 엉덩이 부분의 큰 근육으로, 걷기, 뛰기, 앉기, 서기 등 대부분의 움직임에 깊게 관여합니다. 코어와 둔근을 강화하면 일상생활의 기능성과 움직이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모든 운동이 더 효과적이게 만듭니다.
자신에게 맞는 코어와 둔근 운동을 매일 10~15분간 실천하면 좋습니다. 그러나 섣불리 운동 동작을 골라 무리하게 실천하면 잘못된 자세가 습관으로 고착되거나 오히려 근골격계의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운동의 종류와 자세를 전문가에게 검토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루 10~15분이면 됩니다. 드라마 한 편 보는 시간의 절반도 안 되는 시간이죠.
운동은 한 번에 시간을 채울 필요도 없고, 헬스장에서만 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의자에 앉기보다는 서기,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기보다는 계단으로 다니기,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나 대중교통 또는 내 다리를 이용하기 등 일상에서 움직임을 행하는 삶의 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이 문장이 참 좋았습니다. '삶의 태도'라는 표현이요.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근육 건강과 이동성의 내재역량을 유지하기 위해 30~40대가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일상에서 하루에 7,000~8,000보 이상을 목표로 걷는다.
② 수영, 조깅,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산 등 중강도 또는 고강도 운동을 주 2~3회 실천한다.
③ 플랭크, 브릿지, 팔굽혀펴기 등 자신에 맞는 전신 근력 운동을 주 2회 이상 실시한다.
④ 코어와 둔근 운동은 매일 10~15분간 한다.
⑤ 가능하다면 매일 태극권, 기공, 요가 같은 정적인 운동을 10~20분 동안 실시한다.
⑥ 스트레칭을 매일 10~20분간 실시한다.
움직임이 부족할수록 체력은 더욱 떨어지고 그로 인해 운동할 의지도 줄어듭니다.
이런 악순환이 고착되면 그 끝에는 침상 생활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워커를 밀고 다니는 삶이 먼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몸을 움직이고 운동하는 것입니다.
오늘 이 글을 보고 그냥 넘기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고 행동과 의지와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선택을 하는 사람은 이런 시설에 들어가지 않고 끝까지 집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워커 없이, 호출 버튼 없이, 내 의지로 걷는 삶.
건강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건강을 저축하세요.
오늘부터 시작하세요.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손웅정,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정희원,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