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를 포기하고 사워도우를 선택하기까지

우리 가족을 위해 빵 고를 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세요?

가끔 아이들과 빵집 진열대 앞에 서면 늘 잠깐 고민합니다.

오늘은 어떤 빵을 먹을까.

유리 진열장 안에는 반짝이는 도넛, 버터 향 가득한 크루아상, 화려한 케이크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하루를 시작할 힘이 생기는 것 같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빵이 이렇게까지 몸에 영향을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달콤함의 대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카페의 단골이었습니다. 아침마다 커피와 도넛 또는 빵을 사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작은 행복이었지요. 하지만 오후만 되면 이유 없이 피곤해졌고, 단 것이 계속 당겼습니다. 배는 불렀는데 또 배가 고픈 느낌, 몸은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두드러기라는 증상이 생기면서 부터 제가 먹고 있던 빵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케이크 한 조각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 도넛에 들어 있는 트랜스지방, 그리고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정제 탄수화물. 그동안 제가 즐기던 달콤함이 몸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충격이었습니다.


베이글이라는 착각

그렇다면 덜 달고 덜 기름진 빵을 먹으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베이글이었습니다.

겉보기엔 건강해 보였고,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괜찮을 것 같았지요.
하지만 알고 보니 베이글은 생각보다 탄수화물이 아주 밀집된 빵이었습니다.

베이글 하나가 보통 빵 여러 조각을 눌러놓은 것과 비슷하다는 말을 듣고 놀랐습니다. 정제 밀가루로 만들어져 소화도 빠르고, 혈당도 생각보다 빨리 오릅니다. 케이크나 도넛보다는 낫지만, 매일 먹기엔 여전히 부담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사워도우와의 만남

그러다 우연히 사워도우를 만드는 사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유행하는 빵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바쁘다는 이유로 레시피와 스타터를 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했었죠. 하지만 사워도우는 빵이라기보다 ‘시간이 들어간 음식’에 가까웠습니다.

짧게는 14시간, 길게는 며칠 동안 발효되는 동안 밀가루는 전혀 다른 음식이 됩니다. 천천히 발효되면서 글루텐이 일부 분해되고, 미네랄 흡수도 좋아지고, 장에 좋은 미생물도 생깁니다. 무엇보다 먹고 나서 몸이 훨씬 편했습니다. 빵을 먹었는데 졸리지 않고, 배가 덜 더부룩하고, 단 것이 덜 당기는 경험.

저에게는 꽤 큰 변화였습니다.


몇달간의 시행착오

사워도우를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을 때는 솔직히 너무 쉽게 생각했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스타터는 거의 죽을 뻔했고, 빵은 늘 납작한 편이었고, 어떤 날은 너무 시고 어떤 날은 속이 덜 익었습니다. 수십 번 실패하면서 온도, 발효 시간, 반죽 방법을 하나씩 바꿔봤습니다.

몇달이 지나서야 제가 원하는 빵이 제대로 안정적으로 나왔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은은한 산미와 고소함이 있는 빵.

그 빵을 처음 먹던 날,
“아, 이게 진짜 빵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강한 선택이라는 것

지금은 빵을 고를 때 기준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달콤하고 화려한 빵 대신,
천천히 발효된 재료가 단순한 소금. 밀가루. 물만 들어간 빵을 고릅니다.

케이크와 도넛은 특별한 날에만, 베이글은 가끔, 그리고 일상에서는 사워도우를 먹습니다.

완벽한 음식은 없지만, 덜 나쁜 선택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쌓이면 몸은 확실히 달라집니다.


함께 시작해요

앞으로 사워도우 만드는 과정을 하나씩 공유하려 합니다.
반죽 부터 굽는 방법까지, 제가 실패하면서 배운 것들을 그대로 풀어놓으려고 합니다.

저처럼 몇달씩 헤매지 않도록, 조금 더 쉬운 길을 만들고 싶습니다.


케이크 대신 사워도우,
도넛 대신 사워도우,
베이글 대신 사워도우.

느리지만 확실한 선택.
우리 몸이 진짜 좋아하는 선택을 함께 시작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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