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과 피부가 이어져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당황스러움

장과 피부가 연결되어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나는 아직 간호사였다.
몸을 배울 때
장 따로, 피부 따로 배웠다.
소화기계는 소화기계고,
피부는 피부였다.
문제가 생기면
그 부위를 보고,
그 부위에 맞는 치료를 한다.
그게 내가 알고 있던 방식이었다.


그런데
먹는 걸 바꾸니까 피부가 좋아진다는 이야기.
장을 관리해야 피부가 나아진다는 이야기.
처음에는
조금 억지스럽게 들렸다.
‘그게 그렇게까지 연결된다고?’
그게 내 솔직한 반응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먹는 걸 바꿨다는 사람들의 이야기.
식이요법으로 증상이 나아졌다는 사례들.
한두 개면 넘겼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계속 보였다.
다른 사람 이야기만이 아니었다.
남편의 생활을 떠올리면
완전히 무관하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늦은 시간의 식사,
가볍지 않은 음식들,
편하지 않았던 소화 상태.
피부만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느낌이
자꾸 올라왔다.
그때 파가노 요법이라는 것을 접했다.
건선은 장과 관련이 있고,
식이요법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는 이야기.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좀 허술하게 느껴졌다.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설명된 것도 아니고,
병원에서 배우던 방식과도 달랐다.
“이게 맞다고?”
의심이 먼저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완전히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병원에서 하는 치료는
증상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왜 이런 상태가 되었는지까지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 공백이
이 이야기와 맞닿아 있었다.
결정적인 건
확신이 아니라
상황이었다.
이미 증상은 올라오고 있었고,
기다린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버릴 것이 없다는 마음으로
이걸 보기 시작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
그게 시작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택은
‘맞다’고 믿어서 한 게 아니라
‘틀렸다고 단정할 수 없어서’ 한 선택이었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내가 알고 있던 방식 말고
다른 가능성을 열어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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