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석 게임 30_ ,
이 마을과 이 마음에,
언젠가 또 먹구름이 끼고 비가 올 것이다.
어느새 어깨가 제법 젖어있었다.
지금처럼 비가 내리는데,
우산이 없을 때는 또 올 것이다.
지금처럼 폭우가 아니더라도,
잦은 가랑비에 계속 젖으면,
어깨에 실린 비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그때
지금처럼,
떨어지는 비를 피하지 않았어야 했다.
넘지 말아야 하는 선과 넘어야 할 선을 구분조차 못했다.
넘어야 하는 산은 몇 발자국 만에 뒤돌아섰고,
넘지 말아야 하는 산은 기어서라도 매달렸다.
난,
삶을 반쪽짜리 산으로 그려왔다.
많은 날,
많은 나를,
이 두 개의 산
옆에 서있게 했다.
회피했다. 착각했다.
넘지 못했던 산 하나
날 밀어주고 당겨주던 소중한 사람들,
그들은 이런 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본인들이 힘이 들어도 자신의 우산을 내주고 있었다.
하나같이 그들의 진심으로 코팅된 진품 우산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슬픈 비를 쫄딱 맞았다.
그들의 의욕은 그 비에 잠겨 바닥에 가라앉기 시작했다.
나는 이들을 건져내기는커녕, 오히려 같이 빠질까 봐,
이들을 떨쳐버리고 싶은 짐처럼 대했다.
결국,
그들은 비가 오는 어느 날부터 내 곁에 안 올 수밖에 없었다.
기어이 오르고 올랐던 산 하나
소중한 이들이 나를 살리려 따라오면,
결국 큰 산 하나를 만나게 된다.
내가 오르고 있던 산이 큰 오산이었다는 걸
난 보지 못했고,
그들은 보면서도, 날 구하러 왔다.
그들은 나에게 진심을 다해 믿어주며 우산을 씌워주었고
나는 그들에게 나를 믿었던 것이 큰 오산이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먹구름과 비를 보며 그어본 선들이 겹쳐보니,
이곳저곳에 구멍이 뚫려,
내리는 비 한 방울도 담을 수 없었다.
지금도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