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석 게임 29_날씨
▤ 먹구름
하늘을 바라보니, 아빠 먹구름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아가 구름들이 '아아앙' 놀아달라 떼를 쓰며
아빠의 구름옷에 '착' 달라붙어, 가지 말라며 잡아끈다.
그들의 속도에 맞춰 가로선을 그으며,
고개를 조금씩 돌렸다.
순간, 구름이 잠시 정지되어 있는 듯 보였다.
그리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 내게 머물다 가는 듯했다.
▥ 비
땅을 쳐다보니, 엄마 빗방울이 툭하고 떨어져 땅을 적신다.
아가 방울들이 그 뒤를 '졸졸졸' 따라가
이 땅에 빗줄기를 내리고 있다.
고개를 들어 아래로 세로선을 그으며 쫓아보지만,
딸려오는 그리움에 눈물방울이 맺힐 뿐이다.
아주 잠깐이라도 좋으련만,
이 비는 저 구름처럼 멈춰지지 않는다.
'뚝' 끊겨버린 눈물이 함께 떨어져 엄마 품으로 간다.
이제야 알 것만 같다.
내가 그들 곁에 잠시도 머무르지 않았다는 것을.
함께했던 가족들은 언제나 내 곁에
구름처럼 비처럼 있었다.
이 마음에 그날들의 날씨를 다시 그려본다.
마을의 날씨처럼,
마음에 궂은날이 오고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산 하나가 보이고,
그럼에도 넘어야만 하는 산 하나가 보일 때가 있다.
저 구름이 잠시 멈춰 보인 것처럼,
과거를 따라 나를 추적하다 보면,
세상을 더 나아가지 못하고 멈칫한 구간이 있다.
저 빗줄기가 툭툭 잘려 보이는 것처럼,
기억을 따라가다 보면,
필름이 끊긴 듯, 내 모습을 추적하기 어려운 구간이 있다.
이 기억의 공백 속에서 긋지 못했던 선을
보다 진하고 선명하게 긋는다.
▤ 넘지 말아야 할 선과 넘어야 할 선을 위아래 그어 구름처럼 흐르게 하고
▥ 나 어느 위치에 딛고 있든, 내리는 빗줄기를 지금처럼 맞아낼 수 있다면...
... 이 마을에, 이 마음에
내가 긋고, 그을 삶의 선들이 교차되며 겹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