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석 게임 35_안내섬광
점들이 반짝거린다.
손목을 귀에 가져갔다.
'똑딱똑딱' 시계소리가
'똑 똑 ' 떨어지는 빗소리에 올라타
얼룩진 점들을 찍는다.
눈뜨면 흩어질 점들이
감은 두 눈앞에 반짝거린다.
10까지 세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먹구름이 품은 먹물 한 방울이
이 시계에 떨어져 점을 찍고 있다.
땅을 내려다보았다.
대지 위에 떨어진 비의 점들이
이 세계를 적시고 있다.
이 시계, 이 세계, 이 마을,
이 마음에 내리는 비를 따라
썼던 글을 생각한다.
○년 ○월 ○일
그는 시커먼 먹구름이었다.
그가 불고 오는 어둠이 걷히기만을 바랐다.
어느 날
검게 물들어있는 그를 보았을 때,
그 어둠이 내 것이라는 걸 알았다.
그제야 그는 내게 하얀 구름이 되어 떠올랐다.
그가 내린 빗방울들 중 하나가
○~어둠을 뚫고~
어머니 품에 안겨 점이 되었다.
'똑딱똑딱'
10번째 보름달이 차오르던 새벽
아침해는 세상을 밝혔다.
그 해 겨울 어느 날
내 두 눈도 동그랗게 차올라 빛을 머금었다.
몇 번의 달이 더 뜨고 지는 사이
나의 두 눈 사이는 멀어져 갔다.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 채
점들이 또다시 반짝거린다.
오늘은 보려 한다.
이 어둠 너머 나를 바라보던
그들의 눈빛을...
내 두 눈이 멀어져 간 사이
담을 수 없었던 공간에 글자를 채워 넣는다.
아버지, 하늘에 구름 되고
어머니, 대지와 하나 되며
감은 두 눈에 보이는 점이
두 분의 눈빛으로 안내해 준다.
여전히
하늘은 나를 내려 보고 있고
대지는 나를 품어 보고 있다.
그곳에 찍힌 나라는
점을 빼내고 두 분의 빈 공간을 그린다.
그 빈자리가 마음 한 곳에 담기니
나 살아온 숨과 숨구멍이 여기 있었다.
두 번째 숨이
하늘에 불고 대지에 깔렸다.
○ 하늘에는 아버지
○ 땅에는 어머니
서로 이어 붙은 이 숨결 사이,
그 연결점에 나라는 점이 있었다.
내게 닥칠 어둠을 짊어지느라
먹구름처럼 떠다니던 아버지.
내게 닥친 어둠이 나를 땅으로 끌 때마다
팔을 뻗어 날 붙들고
오뚝이처럼 일어났던 어머니.
이제 그들의 눈을 직접 마주 볼 수 없지만
눈을 감는다고 안 보이는 것도 아니고
눈을 뜬다고 다 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내가 그렇게 보았던 것이었다.
하늘과 땅을 바라보았다.
빗방울이 떨어지고 빗물이 튀어 오르고 있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햇살이 비추든
난
항상
그 사이에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