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소동 2부

레슨 인 케미스트리 ch.2

by 여울

급식이 가끔 불만족스러운 것은 식품군의 균형을 맞추려고.


I'm here to tell you that your daughter is offering my daughter friendship under false pretenses.

Your daughter is eating my daughter's lunch.

And the fact that she pretends to be Madeline's friend to get her lunch is absolutely reprehensible.

제가 여기 이렇게 말씀드리러 온 이유는 당신 딸이 내 딸의 가짜 친구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 딸이 내 딸의 점심을 먹고 있다고요.

그리고 점심을 얻어먹기 위해 매들린의 친구인 척하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에요.


The point is, I put a great amount of effort into making a nutritious lunch for Madeline- something that I'm sure you also strive to do for your child. Because you care about Amanda's cognitive and physical development. Because you know such development is reliant on offering the correct balance of vitamins and minerals.

요점은 제가 매들린의 영양가 높은 점심을 만들기 위해 정말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고 당신 역시 당신 딸을 위해 그러리라 확신합니다. 왜냐면 당신도 어맨다의 인지적 신체적 발달에 신경을 쓰고 있을 테니까요. 또 그런 발달적 요소는 비타민과 미네랄의 정확한 균형이 제공을 기반으로 하니까요.


We both know food is the catalyst that unlocks our brains, binds our families, and determines our futures.

우리 모두는 음식이 두뇌를 깨우고 가족을 결합시키고 미래를 결정하는 촉매제라는 것을 알고 있고요.



음식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특히 성장기 어린이에게 있어서는 더더욱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다는 것은 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급식에 관심을 갖게 되는가 싶다. 이 급식으로 올해 우리 학교는 굉장히 소란스러웠다.


작년도에 나는 잠시 도시락을 싸서 다닌 적이 있다. 그 이유는 급식이 너무나 풍성해서였다. 그때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전근을 온 이 학교의 급식은 너무나 훌륭해서 오자마자 한 달 만에 2킬로그램이 늘었고 그 후로도 줄어들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새로 오신 선생님들 모두 두 달 만에 5킬로그램이 늘었노라고 한탄하시면서 그러나 "급식은 못 끊어."라고 하셨다. 이 급식을 나는 끊었다. 샐러드와 현미밥 혹은 잡곡빵, 그리고 닭가슴살이나 삶은 계란이 주식이었다. 그렇게 몇 달간 지낸 다음 찬 바람이 불자 급식을 다시 먹기 시작했다. 따뜻한 국물과 밥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우리 학교는 서울시 안에서도 꽤 큰 학교라 급식이 더 풍성하다. 학생 수가 많을수록 급식 예산이 늘어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예산이 많으면 대량 구매로 인해서 식재료를 더욱 싸게 구입할 수 있기에 더 풍요로운 식단이 가능하다고 들었다. 그래서 매번 우리 집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급식 메뉴와 내가 이전에 근무하던 학교 급식 메뉴를 비교해 보면서 부러움에 잠기곤 했다. 예를 들어 수요일에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스파게티, 피클, 마늘빵, 과일 한 조각이 나온다면 우리 집 아이들은 거기에 치킨이나 닭꼬치 등등이 추가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작년에 학교를 올기면서는 우리 집 아이들의 급식 메뉴를 더 이상 부러워하지 않았다. 나가사끼 짬뽕도 이 나온 날은 진짜 두 그릇 가득 먹었다. 이러니 이 맛있는 급식은 다이어트의 최대 적이었다. 그리고 올해 영양사 선생님이 바뀌셨다. 보통 3월은 이전 영양사 선생님이 짜 놓으신 식단으로 가기에 큰 무리는 없었다. 다만 올해는 오랜만에 우유 급식이 시작되었다. 코로나로 인해서 중단되었다가 재개되었는데 문제는 이 우유 단가가 급식 단가에 포함이 된다는 것이고 식품군 영양소에도 우유의 영양소가 포함이 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우유 가격을 제외한 금액이 급식에 반영이 되었고, 줄어든 금액으로 짜는 만큼 메뉴는 좀 많이 변경이 되고 단백질의 함유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봄철이라서 영양사 선생님이 봄나물을 좀 많이 넣으셨는데 아이들은 나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솔직히 나는 좋았으나....) 또 색다르고 생소한 음식들도 가끔씩 등장했다. (개인적으로는 마크니커리와 난이 나와 깜짝 놀라기도!!!)


주된 민원의 이유는 고기가 적다, 샐러드가 너무 자주 나온다, 후식이 없다, 양이 적다 등등이었다. 나는 아이들의 원성에 아이들을 열심히 설득했다. 그래도 한두 입 먹어보고 맛이 없다며 통으로 가져다 버리는 일을 아주 막을 수는 없었다. 문제는 부모님들이었다. 영양사실과 교무실에 너무나 항의 전화를 해서 영양사 선생님이 노이로제에 걸리실 지경이라고... 그냥 기존 선생님의 틀을 따르겠노라고도 하셨다.


우리 반 아이들은 이 문제를 두고 두 번이나 회의를 했다. 차라리 우유를 빼 달라고도 했다. 아이들의 건의사항은 후식의 다양화도 있었다. 나는 주면 주는구나 하고 먹었는데 아이들은 "후식은 쿠키도 주고 케이크도 줘야 하는데 왜 매번 에그타르트만 나와요?"이라고 했다. "작년에는 식목일 쿠키도 있었고 어린이날 케이크도 있었단 말이에요." 아니... 얘들아..... 에그타르트 단가가 더 높단다..... 끄응..... 교장 선생님은 학부모와의 대화 시간을 갖겠노라고도 하셨다.


결국 영양사 선생님은 좀 더 타협을 하셨는지 메뉴에 단백질 함량도 좀 더 늘어나고 후식이 더 다양해지긴 했다. 그리고 메뉴도 조금 더 평범해졌다. 아이들의 불만은 서서히 줄어들었고 급식을 조금 더 많이 먹기 시작했다. 잘은 모르겠으나 초등학교 급식에서는 단백질의 비율을 좀 높여서 잡을 수 없게 되어있다고 어느 글에서 본 것 같다. 어찌 되었건 급식을 고르게 잘 먹는 것은 중요하다. 키 이야기를 하긴 싫지만 마르고 작은 아이들은 급식을 잘 먹지 않는다. 그래서 레슨인케미스트리에서 조트가 어맨다의 아빠를 찾아와 저 난리를 치는 것이다. 내 딸이 말라가고 있다고.


사회에 나가서 밥을 먹어보기 시작하고 집안 살림을 하면서 요리를 하기 시작하면 급식이 얼마나 좋은지 감사하게 된다. 가끔 탄수화물의 비중이 좀 높은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영양소의 균형이 잘 잡혀있고 반찬이 무려 3가지나 된다!! 그것도 매일매일 바뀌어가면서. 그러니 아이들아.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 이제 6년 정도밖에 안 남았단다.....(너네는 6학년이니까.)


사족. 급식이 너무 맛있어서 2학기에 다시 도시락을 싸서 다녀야 할 수도 있다. 흑. 내 허리 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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