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스마트 폰을 가지게 된 것은 좀 되었다. 큰 아이가 중3이니까 5년은 된 것 같다. 우리 부부는 그래도 아이들 핸드폰 사용을 잘 절제시켰다고 생각을 했었다. 패밀리 링크 앱을 통해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해 두었고 앱마다 사용 빈도도 확인하면서 과하지 않게 조절해 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패밀리 링크에 들어가 보면 아이들 사용이 풀려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즉시 나는 잠그고 그럼 다시 풀려 있고 나는 또다시 잠그고 다시 풀려 있고의 반복이었다. 우리 반 아이들과 폰 사용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패밀리 링크 이야기를 했더니 아이들이 이렇게 대답했다. "선생님! 그게 풀기가 제일 쉬워요!" 초등학교 6학년 아이도 아는 것을 나는 몰랐던 것이다.
어느 날 큰 아이가 날마다 게임을 장시간 한 것을 발견하고 잠가 버렸더니 내게 이런 메시지가 떴다. "ㅈㅅㅇ이가 동기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패밀리 링크에서 떨어져 버렸다. 엄청나게 화를 내는 나에게 아이는 구속 같아서 참을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아빠와 이야기를 하더니 시간은 절제해서 쓰고, 엄마에게 수시로 검사받기로 했다. 한동안은 잘 지켜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공부한다는 핑계로 늦게 잠을 자기 시작했다. 1시에서 2시, 2시에서 3시로 넘어가는 것은 금방이었다. 모르는 척 넘어가긴 했지만 가끔 소리 내어 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면 친구와 이야기를 그 늦은 시간에 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끊으라고 하면 끊었지만 그 한 밤중에 통화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지 의심이 좀 들었다.
큰 아이의 안 좋은 버릇 중 하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하는 것이다. 본인은 집중이 잘 된다고 하지만 나는 공부할 때는 클래식조차 듣지 않는다. 음악이 전달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너무도 잘 들려와서 음악을 틀어놓는 순간 공부에 쏟아야 하는 정신은 산만해져서 그만 갈피를 잃고 만다. 본인은 음악이 없으면 공부가 안된다고 하니 일단은 넘어간다. 문제는 핸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으니 수시로 오는 문자며 톡이며 앱 알람에 얼마나 반응하기가 쉽겠는가 말이다. 그래도 일단은 네가 그렇게 간절히 원하다니 두고 봤는데 이제는 안 되겠다. 요새 정말 너무 심각해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다. 나는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새벽에 잠을 적게 자도 정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집중하는 시간이라면 이해하겠다. 정상적으로 생활을 잘하면서 잠을 적게 잔다면 이해를 하겠다. 낮에는 수면부족으로 몽롱하니 정신을 못 차리고 밤에는 sns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느라 본인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한다면 이건 아닌 것이다.
내일과 모레, 글피까지 시험기간이니 일단은 기다리겠다. 아마도 영어와 일본어를 제외한 다른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공부를 해서 좋은 결과를 거둔다면 '너는 정말 천재'라고 인정해 주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부가 아니다. 나는 대학을 안 가도 상관없는 사람인데, 본인이 처한 현실을 좀 냉정하게 바라보고 내가 여기서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지 목표를 잡고 시간을 소중히 하면서 쉴 땐 쉬더라도 삶을 성실하게 채워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2살 어린 동생이 봐도 언니가 걱정이 되는지 "언니 어쩌면 좋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면 저 놈의 핸드폰을 없애버린다고 일이 해결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매번 학부모님들 상담만 해 드렸는데 이게 우리 아이 일이 될 줄은.... 아예 예상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올 줄은 사실 정말 몰랐다. 이게 부모가 마땅히 함께 헤치고 가야 하는 과정이겠지. 만...... 진짜 쉽지 않다.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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