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이익!!!!!"
"아아아아악!!!!!"
"도" "레" "미" "파"
일주일 간 쌓인 피로가 확 쏟아진 탓일까. 아침에 일어나기 몹시 힘들었다. 그러나 오늘은 셋째 야구부 행사가 있는 날. 신랑과 셋째를 먼저 보내고 집을 대강 정리한 다음 나도 따라나섰다. 움직여서 도착할 때까진 괜찮았는데 그다음부터 콧물과 재채기가 물밀듯이 쏟아지고 눈도 몹시 가려웠다. 참다못해 문질렀는데 그게 화근이었는지 정말 더더 가려워서 결국 세게 비벼버렸다. 혹시나 싶어 늘 가방에 가지고 다니는 인공눈물과 콧물약을 하나 먹었더니 서서히 가라앉는 것 같았지만 약효가 발휘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법. 곁에 계신 어머니들의 걱정 어린 시선도 죄송할 따름이다. 앉아 있는데 약기운에 잠까지 밀려오고 어떻게 버텼는지 오전 시간이 그럭저럭 지나갔다.
집에 오자마자 아이들 방에 가서 누웠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잠. 그렇게 한 세 시간 정도 아무 생각도 없이 잠에 빠져들었다. 보통 자면서도 아이들 소리를 듣는데 간간히 말소리와 움직이는 소리를 들은 것도 같지만 정확하진 않고 그러다 6시경에 눈을 떴다. 아이들 밥 해 줘야지. 아직도 잠이 덜 깬 상태로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가늠하다가 문득 낮에 싸 온 탕수육이 생각났다. 오늘 점심때 중식을 시켰는데 짜장면을 위주로 먹었더니 탕수육이 많이 남아서 가져왔다. 아, 저녁 반찬 해결이다.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에어프라이어에 나누어 차례차례 돌려서 저녁을 주고 집을 치우기 시작한다. 세탁기를 돌리고 바닥을 닦고 책상을 정리한다. 아이들에게 조금씩 시키긴 하는데 그래도 주 청소자는 나일 수밖에. 조용하던 아이들이 갑자기 한 음씩 돌아가며 고음불가를 시전해 보고 옆에 와서 말 시키고 달라붙는다. 아니, 나 일을 좀 해야 하는데 왜???? 아빠한테 전화를 해야 하는데 전화를 안 받는다길래 문자를 남기라 했더니 대답. "핸드폰을 쓸 수가 없어요." 아. 핸드폰 사용 시간이 다 되었구나. 아이들 관리 앱으로 핸드폰 사용시간을 관리하는데 이제 다 끝난 것이다. 조용했던 것은 핸드폰 시간이 좀 남아있었기 때문이고. 핸드폰을 쓸 수 없으니 소란이 일어나고 서로 옥신각신하다가 같이 까르르 웃으며 놀고 그러다 다시 토닥토닥 투닥투닥. 결국 나한테 엉덩이 한 대씩 맞았다.
10시 반 밖에 안 되었는데 또 자고 싶다니.... 나 정말 한 주가 굉장했나 보다. 빡빡빡. 그래도 핸드폰 사용 시간을 늘려줄 순 없다. 놀아달라고 보채던 아이들이 지금은 잠깐 책을 보고 있으니 슬쩍 눈을 감고 잠든 척해 볼까.....(글을 마치는 순간, 엄마랑 놀자! 라고 소리칠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아아 이 엄마 본능.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