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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 Dec 29. 2023

오늘은 2023년 마지막 금요일!

어제 병가를 취소하고 학교에 오길 잘했다. 아직 배는 좀 많이 아프고 고프지만 한결 낫다. 약을 먹길 정말 잘했다. 노로 바이러스 감염증은 그냥 저절로 낫는다고 해서 그냥 있으려고 했는데 같이 고생한 딸아이가 남긴 약을 3번 먹었을 뿐인데 훨씬 나았다. 


반 아이들은 오늘 학예발표회를 했다. 두 달 전에 예고를 했고 팀들이 깨졌다 새로 결성되었다 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둘이서 셋이서 여럿이서 함께 준비를 했고 대부분은 음악으로 했다. 춤 잘 추고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마지막에 배신을 때렸다고 귀엽게 분노하는 모습도 봤다. 드럼까지 가져와서 보컬과 피아노 우쿨렐레와 리코더까지. 아, 나는 우리 반이 정말 귀엽다. 피아노 듀오를 해 보라고 악보를 줬는데 세컨드가 어렵다고 튀어서 부랴부랴 오늘 내가 투입되기도 했다. 


문집은 오늘 잘 도착해서 가지러 파주까지 가지러 가지 않아도 되었다. 다만 12월 이야기를 넣지 못했기 때문에 오후에 따로 편집해서 10장가량을 책 속책처럼 넣어줄 예정으로 조금 분주했다. 영어문장 공부하는 모임도 오늘이 마지막 줌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그리고.... 사실 사회 진도가 살짝 빠듯해서 남은 이틀은 사회 공부만 해야 한다. 사회 진도가 이랬던 까닭은 피피티를 잘 만들어서 수업을 하고 싶었던 내 욕심 때문이었다. 어제오늘 만든 피피티만 6개는 되는 것 같다. 화요일은 사회의 날로 선포하고 밀린 사회를 다 공부해서 마무리하면 모든 교과서 진도가 끝난다. 


아이들은 짐을 가져가기 시작했는데 교실 뒷 게시판은 아직 그대로이다. 떼어 버리면 나 혼자 아쉬울 것 같아서 하루만 하루만 더 보려고 놔둔 것이 오늘이 되었는데 다음 주에는 정말로 떼어야 한다. 학기 행사도 다 마무리하고 졸업식을 바라보는 오늘 금요일. 아직 2023년의 마지막 날은 아니지만 마지막 날 같은 기분이다. 토요일과 일요일 차분하게 바라보면서 한 해를 정리할 수 있다니 이는 이대로 좋다. 해가 바뀐다고 나에게 주어진 과제들이 순식간에 해결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일을 마무리할 수 있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새롭게 한 해 열린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떠오르는 새해를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저무는 마지막 해를 바라보면서 감사하기. 오늘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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