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만난 즐거움 - 구로몬 시장의 참치구이

by 여울

결국 1시간이 넘는 기다림 끝에 비행기는 출발했고 잘 도착했다. 미리 비지트재팬 사이트에 들어가서 다 기록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큐알코드를 캡처해 놓지 않아서 또 난리가 났다. 줄은 줄어드는데 로딩은 안 되고... 겨우겨우 접속에 성공해서 큐알코드를 확인하고 일본에 입국했다! 이제 난카이 선을 타고 난바역으로 가야 한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면 된다.


열차는 직행 열차가 있고 일반 열차가 있는데 나는 라피도를 탔다. 오사카에 가면 한국 사람들이 반이라고 하는데 반이 아니라 70퍼센트 이상인 것 같았다. 일본어로 쓰인 간판만 아니면 그냥 여기가 한국 같을 정도로 사방에서 한국어가 들려왔다. 옆좌석에 앉으신 분도 한국 남자분, 내 뒤에도 한국 가족들, 대각선으로도 한국 여자분 두 분.


역에서 내려서는 살짝 헤맸다. 다 같이 걸어가는 방향으로 가긴 하는데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다 말다 하면서 가다가 뜻하지 않게 구로몬 시장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책에서는 오사카 남부의 대표 재래시장이라고 되어 있어서 체크만 해 두었는데 숙소와 이렇게 가까운 줄은 몰랐다. 우리나라 전통 지역 시장 같았다. 맛있는 먹거리들이 가득 놓여있었다. 대강 보면서 빠르게 지나가는데 갑자기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초밥과 회의 반값 세일이었다. 마감을 앞두고 싸게 파는 것이다. 참치 초밥 5개가 들어있는 초밥과 참치회로 덮인 덮밥을 놓고 고민하는데 갑자기 어떤 아저씨가 두 개를 모두 집어가 버렸다. 남은 하나도 가져갈까 싶어 얼른 남은 초밥 하나를 들고 계산했다. 그렇게 초밥만 하나 사서 가다가 다시 돌아와 회를 하나 더 샀다. 처음에 안 샀던 이유는 회의 구성이 내 스타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말로 참치와 연어만 보고 샀다. 고민하다가 참치구이도 하나 샀다. 이렇게가 모두 3700엔이었다. 조금 많긴 했다. 회를 워낙 좋아해서 좀 먹고 싶었다. 성게알이 들어간 것은 3000엔이었는데 나는 우니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원래 가격인 4800엔이라면 절대 사지 않았겠지만 반값 세일이었고 그때 배가 좀 많이 고팠다. 그 바람에 조금 과하게 샀던 것 같다.


호텔에 체크인하고 올라와 일단 먹었다. 20분 뒤에는 무조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었다. 참치 초밥은 정말 사르르 녹았다. 하나 더 샀으면 좋았을 텐데 남은 것이 없었다. 회는 반반이었다. 연어와 참치는 정말 맛있었는데 다른 것은 좀 비렸다. 먹기가 힘들어 억지로 먹지 않기로 했다. 남은 것은 참치구이. 레몬즙을 짜서 한입 베어무는데.... 와. 이거 안 샀으면 후회할 뻔했다. 잘 구워진 참치의 부드러운 결이 레몬과 어우러져서 입에서 녹아내렸다. 하나만 산 것이 너무 아쉬웠다. 이 참치 구이가 200엔이라고???? 원래 가격은 500엔이었는데 원래대로 다 지불해도 안 아까울 가격이다. 갑자기 행복해졌다. 회에 날린 돈을 생각하면 속이 쓰렸지만 참치구이꼬치가 보상을 해 주었다. 행복한 마음으로 호텔을 나섰다.


지하철을 타면 좋겠는데 그러면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 지각할 것 같다. 비싸다는 일본 택시를 타기로 했다. 바로바로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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