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언니처럼 눈을 부릅뜨고 억지로 버티고 있다....
졸린 눈을 부릅뜨고 노트북 앞에 앉는다. 이렇게 졸리면 잠을 자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몸이 거부한다. 아니 몸은 호소를 하는데 머리가 애써 거부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최근 3주간 나는 엄라밸의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토요일마다 네 명의 아이들과 번갈아 가면서 시간을 보냈고 평일 오후와 저녁에도 아이들을 챙기고 내 일을 같이 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거기에 내가 진행하는 루틴이 세 개 정도 있으니 그것을 꼭 지키고 싶었다. 영어문장 외워서 인증하는 것과 원서를 읽는 것, 그리고 얼마 전에 시작한 별별챌린지. 45일도 괜찮겠지만 나는 나를 알아서 66일로 하고 싶었다. 글을 띄엄띄엄 쓰다 보니 여유는 있었지만 삶이 좀 흐릿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러한 덜 엄격함은 나를 일주일 정도 폐인의 삶으로 이끌었다. 딱히 재미있지도 않았던 웹소설을 습관처럼 보던 어느 밤. 게임을 12 레벨까지 달성하면 4000 캐시를 준다는 문구에 혹해서 게임을 시작한 것이 화근이었다. 정말로 화근. 처음에는 쉬웠다. 5 레벨까지는 순식간에 갔고 이러면 금방이겠지 싶었다. 그런데 점점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한 레벨을 클리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보통 30분에 하트를 하나씩 주는데 그렇게 모은 하트가 동이 나고도 깰 수가 없었다. 아슬아슬 몇 개를 남겨 놓고 900 코인이면 가능하다는 것에 홀려서 나도 모르게 두 번이나 결제를 했다. 900 코인은 900원이 아니었다....
잠깐 멍하니 있으면 무지갯빛 구슬이 팡팡 터지면서 클리어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이래서 게임 중독이 무서운 것이구나 싶었다. 자기 전에 딱 한 판만, 했는데 갑자기 스테이지가 클리어되면서 30분간 무제한으로 시켜준다는 것에 하다 보면 30분이 아닌 1시간을 한 적도 있었다. 이렇게 흐름이 깨지면서 나는 게임을 삭제해 버렸다.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깨기 위해서 하는 집착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12 레벨까지 성공했으나 캐시는 받지 못했다. 조건부 단서로 3일 이내에 달성해야 한다는 글귀를 나중에서야 보았다. 쳇. 게임 자체는 아주 나쁘지 않아서 가끔 심심풀이처럼 해도 괜찮겠다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과감하게 삭제를 눌러 버렸다. 100 레벨까지 가기 위해서 나는 또 얼마나 집착하듯 게임을 하고 있을지 내 모습이 아주 잘 보였다. 조절하기 어려울 땐 끊어야 한다.
문제는 한 번 늦게 자기 시작한 습관을 다시 돌리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조금씩 당겨오기는 했지만 몸은 1시 이후에 자는 것으로 그 새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누워도 잠이 잘 오지 않아서 이러느니 그냥 운동이나 하자 싶었다. 운동을 하고 씻고 자면 2시... 하루 평균 5시간이 채 못 되는 수면 시간은 삶의 질을 저하시켰고 그럼에도 나는 악착같이 내가 할 일을 하려고 버텼다. 그런데 몸은 깨어 있는데 효율적이지는 않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이것저것 하면서 시간은 보냈으나 뿌듯한 만족감으로 보람된 하루의 느낌은 아니었다. 자꾸 효과도 없는 커피만 먹고 싶었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선언했다. "엄마 일찍 잘 거야." "몇 시?" 앗... 10시에는 자려고 했는데 감자탕 끓이고 설거지하고 정리하다 보니 10시가 뭐람. "11시." 이제 몇 분 안 남았다. 빨리 씻고 잘 자서 내일은 좀 더 상쾌한 원래의 모습으로 조금 더 가까이 가 보자. 오늘은 운동도 쉬고 책도 읽지 않고 잠을 자는 것이다. 피아노도 욕심을 버리고. (예전에는 이 시간에 피아노 연습하러 연습실로 가서 새벽 1시에 들어왔다. 어찌 그랬나 모르겠다.) 졸리지만 자고 싶지 않은 마음은 어떻게든 양으로라도 승부를 해 보려는 오기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그런 괜한 욕심은 하등 쓸모가 없다. 졸리니 글도 이리 두서없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