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울 Sep 10. 2024

나는 실패해도 괜찮아

I don't mind failing.

영어책읽는밤에서 좋은 표현들을 골라서 영어 문장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해 보았다. 나는 평범한 문장들만 만들고 있었는데 역시, 작가님들 이시라 그런지 감동적인 문장, 창의적인 문장들이 마구마구 나왔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참 즐겁다. 


아름다운 아이, Wonder에는 좋은 표현들이 정말로 한가득이다. 나의 영어선생님이신 샤론샘의 표현에 의하면 보석들을 줍줍 한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다. 이 책 한 권을 통해서 미국 청소년들의 학교 생활부터 그들의 문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볼 수 있다. 우리가 미국 시트콤이나 드라마를 볼 때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가끔씩 툭툭 나오는데, 그것은 문화에 쌓인 기본 지식이 우리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나 시트콤을 볼 때를 생각해 보면 쉽다. 우리는 웃을 수 있는 부분을 외국인들에게 쉽게 이해시키고 설명시킬 수 있겠는가 말이다. 


오늘은 Mr.T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감독관 Mrs.Garcia를 Mrs.G라고 부른다고 하니까 Mr. Tushman을 Mr.T라고는 안 부르냐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자 교장선생님이 "I pity the fool!"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나는 그만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왜 갑자기 어리석은 사람들을 동정한다는 말이 나오는 거지???? 외국인 친구한테 물어보자 A team에 나오는 인물이라면서 그가 자주 하는 말이라고 여기저기 패러디도 많이 된다고 알려주었다. 


미국의 모든 교장 선생님들이 이와 같지는 않겠지만 원더에 나오는 교장 선생님은 아이의 말을 스스럼없이 들어주고 기다려주면서 유머코드도 지닌 재미있는 선생님이다. 어기가 학교 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정말 멋진 분이시기도 하다. 어기가 학교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친구를 만들어 두면 좋겠다는 생각에 세 명의 아이를 미리 부른다. 여기서 어기는 당황한다. 또래 아이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기는 I never minded meetig new kids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유는 어린아이들은 상처를 주려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큰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그래서 앞 머리를 내리는 것은 얼굴을 가리려는 목적도 있지만 사실은 자신이 보고 싶지 않은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이다. 여기서 mind ~ing 형태를 활용하여 문장을 만들어 보았다. mind는 마음이라는 뜻의 명사도 있지만 마음을 쓰다, 신경을 쓰다는 뜻의 동사로도 많이 쓰인다. 'I mind.' 하면 신경이 쓰이니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상대가 'Do you mind?' 하고 물어볼 때 신경이 쓰여서 하지 않기를 바라면 'Yes, I mind.'라고 대답하면 되고 상관없으니 해도 좋다는 뜻으로 말할 때면 'No, I don't mind.'라고 하면 된다.


I never mind failing.이라는 문장은 오늘 나온 여러 표현들 중에서도 마음에 콕 들어왔다. 모두들 그렇겠지만 나는 실패하고 싶지 않다. 아니, 어떤 것은 실패해도 괜찮은데 그중에서 어떤 것은 절대로 실패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좀 있다. 하지만 사람의 일이 어찌 그렇겠는가. 늘 그렇듯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실패를 거듭하면서 이리저리 깎이고 배워가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어느 때는 몹시도 부끄러운 마음에 수치심에 콱 눌리기도 한다. 그럴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은 내게는 두 가지 정도가 있다. 하나는 당연하게도 주변 사람들의 격려이겠고 또 다른 하나는 이전에 겪은 수많은 실패의 경험들이다. 잔병치레가 잦은 사람은 크게 아프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자잘하게 실패를 많이 겪은 사람은 큰 실패를 겪을 때에도 조금은 더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또다시 수없이 많은 실패와 좌절을 만나겠지. 그때 'I never mind failing.'까지는 아니더라도 흔쾌하게 'I don't mind failing.'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실패하는 것이 '전혀' 마음이 쓰이지 않을 수는 없을 테니 never은 조금 어렵겠고 다만 not을 넣어서 용기 있게 말하고는 한 번 더 가 보는 것이다. 다시 하면 되니까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꿈이 뭐예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