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토록 운동이 재미있어지는 순간

박성혁 작가님 책 제목 패러디.. 맞습니다....

by 여울

바프를 찍고 나서 식습관이 흐트러진 것 맞다. 그리고 운동 습관이 흐트러진 것도 맞다. 생활 습관이 흐트러진 것도 맞다. 그래서 바프를 찍은 것을 후회하느냐고? 같은 상투적인 질문이 떠올라서 진부하게 적어볼까 고민하다가 적어본다. 어차피 한 선택 후회해서 무엇할까. 다만 그다음의 길이 문제일 뿐.


일단 바프를 찍은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다치고 나서 망가진 몸을 회복하는데 바프가 없었으면 좀 더 시간이 많이 걸렸을 것은 사실이다. 2달 동안 바짝 집중해서 운동을 하면서 이렇게 하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 바프 특성상 허리 라인 잡는데 집중하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았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오히려 몸이 망가졌어요. 하는 그런 것은 없었다.


식습관을 조금 느슨하게 하고 여러 일들로 인해서 운동을 제대로 못하면 체중이 다시 늘어나고 라인이 바프와 같지 않은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다만 이제는 필사적으로 몸을 만들어야 하는 그런 절박한 목표가 없어졌으니 마음이 편하다. 여름이 다가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버틸만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거울을 보면 슬쩍 위기의식이 들기는 해서 오늘은 운동을 조금 작정하고 했다. 실내 자전거를 살살 40분 정도 타 주고, 필라테스를 땀 흘리면서 1시간 정도 제대로 해 주고, 마무리로 인터벌 운동까지 25분 정도를 했더니 몸도 개운해지고 마음도 좋아졌다.


지난번 글에도 썼지만 만약, 지금에서 5킬로그램 감량을 할 거야.라는 목적을 세운다면, 할 수는 있다. 다만 그렇게까지 할 생각을 하니 벌써 한숨이 나오는 것을 어찌하리..... 그때부터는 결과를 염두에 두고 치열하게 달려야 하기 때문에 매 순간순간마다 잘 가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하는데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된다. 다이어트는 단기도 되지만 장기전이기 때문이다. 하루 이틀 운동을 안 한다고 확 늘지도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확 빠지지도 않는 것이 다이어트. 그냥 운동을 하는 그 순간에 집중을 하고 그러는 시간들이 쌓이면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사실 운동의 제일 좋은 점은 집중해서 동작에 몰입할 때이다. 늘어진 나의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틀어진 자세를 잡으면서 다른 것이 아닌 이 순간에 빠져들 때, 그때 소위 말하는 러너스 하이가 오는지도 모르겠지만,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스트레스가 생기는 이유는 ‘이곳’에 있으면서 ‘저곳’에 있기를 바라고, 지금 이 순간에 있으면서 미래에 있기를 바라는 데에 있습니다.'라고 한다.(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 미래의 근사한 나를 상상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다면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갈 수 있지 않을까.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었기에 목표에 도달했을 때도 허탈하거나 허무함에 매몰되는 일이 드물다. 목표점 역시 하나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맞는 운동이 다르다. 어떤 분들은 정말로 격하게 움직이는 구기 운동이 맞을 수도 있고,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달리기가 맞을 수도 있고, 등산과 같이 꾸준하게 걸어가는 운동이 맞을 수도 있다. 운동이 싫어라기보다는 정말은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예전부터 스트레칭이 많은 운동이 좋았던 것 같다. 발레를 1년 넘게 열심히 했던 기억을 떠 올려 봐도 그렇다. 요가는 다소 재미가 없었지만 발레는 정말 재미있었고, 그 중간 정도 되지만 다른 필라테스가 그래서 이렇게 재미있는가 보다. 연휴 기간 동안 나는 정리도 그렇지만 운동에도 집중할 생각이다. 보통 때 시간이 없어서 이렇게 3시간 가까이는 힘들었는데 조금 더 집중하면서 살짝 붙어가려는 이 살들을 오지 못하게 하고 한결 가뿐해진 몸으로 반 정도 남은 올해의 전반전의 후반을 역시 가뿐하게 달려가고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젤라또의 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