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들고 있음을 느낄 때

by 여울

아이들을 네 명을 데리고 다니는 것은 사실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신랑이 바쁜 탓에 혼자 아이들 챙기는 것이 워낙 익숙하다 보니 착착착하고 다녔다. 아이들이 한참 어릴 때는 안고 있는 막둥이를 카시트에 앉히는 동안 셋째는 스스로 올라가서 카시트에 앉고 나머지 큰 아이 둘은 알아서 저쪽에 앉았다. 그다음으로는 유모차에 있는 짐들을 트렁크에 싣고 유모차를 착착 접어서 넣은 다음 아이들 안전벨트를 확인하고 중간에 마실 물과 간식, 물티슈 등이 들은 가방이 옆에 잘 있는지 확인한 후 언제라도 꺼낼 수 있는 상태로 조수석에 놓고 운전대에 앉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었다.


아이 넷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나를 보시면 어르신들은 대부분 "지금이 좋을 때야. 한참 힘들지만 지나고 나면 제일 좋은 때더라고."를 한결같이 말씀하셨다. 그냥 웃었지만 속으로는 '알긴 아는데 참 쉽진 않네요.'라고만 생각했다. 체력적인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는 경제적인 문제가 늘 컸기 때문이다.


복직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토요일에는 밀린 집안일을 하게 되고 지친 상태로 있다 보니 아이들과 어디를 가기가 힘들었다. 셋째가 야구를 시작하면서는 더더욱 바빠져서 많이 데리고 다니기 힘들었다. 그런데 우리 반 아이들 일기장을 보면 주말마다 어디를 그렇게 가는 것이다. 하다 못해 근처 중학교 가서 아빠랑 농구라도 하고 오고 노량진에 가서 마라탕을 먹고 오는 그런 일상부터 멀리는 임진각이나 경기도 어느 맛집 방문까지 주말에 집에 머무르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일기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미안했는데 특히 막둥이에게 미안했다. 3, 4월은 학년초라서 정신이 너무 없었고 이제 숨을 좀 고르고 아이들과 조금씩 나가기 시작하려는데 우리 집 아이들이 변했다. 물론 나와 함께 나가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각자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중학생이 된 두 딸은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친구들과 나가서 놀고, 셋째는 야구 연습과 경기로 바쁘고 그렇게 보면 3학년 막둥이만 남는다. 네 아이 시간을 맞추기도 쉽지 않고 맞춘다 해도 각자의 '니즈'가 다르고 취향이 다르다. 아직까지 막둥이는 몸으로 뛰어노는 키즈카페를 좋아하지만 나머지 셋은 약간 시큰둥한 단계에 와서 '내가 놀아주마'의 느낌이 강하다.


오늘도 모처럼 돈과 시간을 써서 안산에 있는 자이언트제트라는 레포츠를 접합한 초대형키즈카페에 데려갔건만... 처음에는 "다 어린애들 뿐이잖아!" 이러면서 툴툴거리더니 '그래도 멀리까지 왔으니까 뭐 민망함을 무릅쓰고 내가 놀아보겠어요' 하는 표정으로 놀았다. 막둥이만 한없이 신나고 '엄마는 뭐 이런 애들 노는 곳에 우리를 데려왔어'하는 표정으로 다니는 위의 세 명에게는 다음에는 다른 곳으로 데려가 주겠다고 했다. 차라리 서울랜드나 갈 것을.... 색다른 경험시켜주려고 했던 엄마의 마음을 너네는 알긴 아니....!!!!!!


뭔가 아쉬워서 집에 도착하면 뒷산으로 산책이나 갈까? 하고 물었더니 "이젠 쉬고 싶어요."부터 "산은 딱히 매력 없어요." "엄마 혼자 가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등의 대답이 들려왔다. 작년까지만 해도 엄마랑 산에 가자고 하면 좋다고 따라왔던 귀염둥이들은 다 어디로 가고.... 이런 능글능글한 대답들만 들려오는지....


막둥이 대학교 갈 때까지 10년인데... 아마도 아이들은 내 곁을 그전에 더 빨리 떠날 것 같다. 나는 독립적인 사람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추진하는 프로젝트도 많아서 굉장히 바쁜 사람인데도 아이들이 커 가는 모습을 보니 허전한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어디를 갈 때 혼자 가기 싫으면 사실은 혼자 갈 수 있었던 적이 없었지만 네 명 중 한 명을 데려가는 것은 일도 아니었는데 이제는 다시 내 친구들과 다녀야 할 시기가 오나 보다. 그전에 더 부지런히 데리고 다녀야겠다. 뭐 아직은 괜찮다. 분명히 내가 '놀아달라'라고 하면 "그래요, 뭐." 하면서 같이 갈 아이가 아직은 두 명은 있고, 커서도 같이 다녀줄 것이다. 아마도........ may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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