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각자의 `빛나는 시간`을
만날 수 있다.

golden hour - song by JVKE

by 오정연

어느 날이었던가 무작위로 보던 인스타의 배경음악으로 만났던 노래 `골든아워`. `너의 이름은`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배경으로 편집한 한 유튜버의 작품 https://youtu.be/lHIaoEvPar8을 통해 더욱 아름답게 만날 수 있었고, 내가 즐겨 찾는 플레이 리스트에 안착되었다.


우리가 아는 `골든아워`는 두 가지 뜻으로도 활용된다. 하나는 외상센터의 간절함을 알린 이국종 교수님의 책 `골든아워`에서 나오듯 사고 발생 후 환자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수술과 같은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는 최소한의 시간(보통 1시간 이내)을 의미한다. 또 다른 의미는 `아이유의 2022년 단독 콘서트 The Golden Hour : 오렌지 태양 아래`라는 타이틀에서 엿볼 수 있듯 빛에 의한 아름다움의 극한대에 이르는 시간들이다.


사직작가들에게 마법의 시간이라 불려지는 `골든아워`를 아도브 홈페이지에 적힌 소개글로도 만나 보자.

일출 직후, 일몰 직전의 한 시간은 프로 사진작가들이 탐내는 시간이다. 이른바 ‘골든아워’, ‘매직아워’라고 불리는 이 시간은 숨 막히는 사진을 찍기에 완벽한 빛을 선사합니다. 골든아워가 되면 사진작가는 하루 중 그 어느 때보다 시간에 쫓기게 됩니다. 사진작가 Tina Tryforos는 골든아워에 대해 “10분 전과 10분 후가 확연히 다릅니다.”라고 말합니다. 골든아워는 아주 짧은 시간으로, 태양은 곧장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거나, 일출 후 높이 올라 강력한 빛을 뿜어냅니다. 풍경 사진작가 Steve Schwindt “미리 계획을 세워합니다.”라고 말합니다. “미리 촬영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두어야 합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준비 작업을 많이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출처:https://www.adobe.com/kr/creativecloud/photography/discover/golden-hour.html?msockid=07c071f897f968231b857eb7965b698d)


JVKE의 golden hour. 이 노래는 사랑 이야기이지만 `빛` 이나 `골든아워`라는 단어의 에너지에 더 주목하게 된다.

우리들 각자의 인생에도 `골든아워`가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다가올 것이다. 크게는 수능을 앞두고, 취업을 앞두고, 자신이 선택한 직업군에서 전문성을 기를 때, 아니면 불타오르던 연예의 어느 시기에, 그리고 작게는 기가 막힌 그림을 보거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압도되는 풍경 앞에 서 있거나, 피아노를 치거나, 퍼즐을 맞추거나 게임에 몰입하던 어느 찰나의 순간에 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jYEp86vn9EM&list=RDjYEp86vn9EM&start_radio=1

Shine 빛내줘.

It's your golden hour (oh) 지금이 너의 골든아워잖아

You slow down time 시간마저 느리게 흘러

In your golden hour (oh) 네가 빛난 순간에는 - golden hour 가사 일부


`모두가 알아준다`는 기준으로 보면, 근사한 결과물이거나 `1등`이라는 타이틀이거나, 유명하다는 주변의 피드백일 가능성이 크다. 하는 일에 있어서 `인정을 받는`, `그럴싸한 결과나 성과물`을 내고 싶어 하는 소원은 누구나 품고 있을 테지만, 실상 원하는 대로 다 이뤄지는 것은 바늘구멍 통과만큼 쉽지 않음을 안다.

전문 사진사들도 빛의 각도, 방향, 그림자, 노출의 정도 등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터득해 작업한 이는 드물 것이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오랜 시간 공들어 촬영하기 좋은 시간과 빛을 활용하는 법을 익히고, 원하는 결과물을 위해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통한 계획 수정과 준비 작업이 반복되었을 것이다. 수많은 실패를 분석하고 보안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마음에 드는 사진 하나를 운 좋게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2022년 12월 마지막 날 하늘의 별이 되신 고 김중만 사진작가님의 회고전이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H 가이거 문화재단(Kulturstiftung Basel H. Geiger)에서 그리고 ’STILL A DREAMER’이라는 타이틀로 10 꼬르소 꼬모 서울 청담점에서 열렸다는 소식을 언젠가 인터넷 기사로 접했었다. 그는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를 만났고, 프랑스 유학에서 그림과 사진을 만났다. 그리고 본업인 사진작가의 길에서 상업영화 포스트, 유명인들의 패션 광고 사진, 음악앨범 집 등으로 연이은 성공을 이뤘다. 하지만 2006년 이후 폐렴으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사진으로는 돈을 벌지 않겠다며 상업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기아와 질병으로 고생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후원하면서 세계 오지와 극지를 오가며 예술 사진에 전념했던 사진가이자 예술가였던 그. 고 김중만이 생각하는 자신의 인생의 골드아워는 언제였을까? 살아계신다면 인터뷰를 통해서라도 전해 들을 기회가 있겠지만 이제는 상상에 의지해본다. 그럼에도 이분의 일생 자체가 드라마고 영화 같아서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tv 예능 '무릎팍 도사'에 나왔던 내용을 인용한 스포츠경향 2009년 6월 글을 참고해 보자. `프랑스 유학을 보낸 후 아버지도 수입이 없어 학비를 보내주지 못했고, 유일한 외국인이라 차별을 받을 걸로 예상했다 한다. 하지만 시골의 학교 친구들은 외국인인 김중만을 신기해하며 오히려 관심을 보였다. 그 시기의 그는 방학과 주말에는 식당에서 그릇 닦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기숙사 비용과 학비를 전부 부담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 가면 식기가 4미터 정도 쌓여있고 그것을 다 닦으면 저녁식사 그릇이 들어오는 등 일감이 쏟아졌었다.`라는 구절을 보며 아무것도 의지할 수 없는 곳에서 오롯한 자신의 능력으로 하나씩 쌓아가던 이 시기가 그의 골든아워였을까? 싶기도 하고, `자연 사진에서 얼마만큼 가까이 가느냐를 가장 중요한 점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사자를 4.5미터까지 다가가 찍은 적도 있다. 오랜 세월 속에 야생동물을 찍는 법도 터득하게 됐다. 야생동물 사진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다른 사진이 나오기 때문에 첫날 찍으면서부터 짜릿함을 느껴 빠져들었다.` 는 얘기 속에서 대자연과 동물의 존엄함을 느끼는 찰나가 그의 골든아워였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진다.


2022년 4월 소니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가장 이기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고 느낀다” 며 “‘사진에 미친 사람’으로 기억된다면 즐겁고 기쁘겠다”라는 소감을 남긴 사진작가 고 김중만. 말로만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긴 사람. 전시회 수익을 저소득층 안과 수술에 전액 기부하거나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의 사업에도 적극 참여했었다. 그는 2014년에는 정부수립 66주년임을 기념해 한국적 이미지를 담은 작품들로 직접 선정해 국가에 작품 66점을 기부하기도 했었다. 어쩌면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매번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 갔던 분이 아닌가 싶다.


고 김중만 작가처럼 감각적으로 타고난 능력이 있음에도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수많은 사진들 속에서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찾는 여정이 쉽지 않아 보였다. 두 차례의 해외추방을 당하고, 가수였던 ` 고 김현식 님`, 화가였던 `고 김점선 님`등 `가까웠던 지인들을 먼저 보내고, 두 번의 이혼 등 흔치 않은 경험 속에서도 사진은 그의 빛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1p,_골든아워.jpg


다시 `골든아워`에 대해 얘기해 보고 싶다. 생각해 보면 `골든아워`의 노랫말 `빛내줘 지금이 너의 골든아워잖아` 는 너무 잔인한 말이 아닐까 싶다. 세상 어느 누구도 그 스스로가 아닌 이상 그 사람을 `너는 그렇잖아`, `너는 할 수 있잖아`,`너는 지금 00할 때야`라고 부추기고 재촉하는 것도, 평가하는 것도, 조언하는 것도 `그 사람을 위한`이라는 이유를 들어 자극하고, 요구할 권리가 있을까.

내 인생 24시간의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고 지켜보고 함께 느끼고 경험하는 주체는 나다. 그러므로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나이고, 나라서 최선의 옳은 선택과 결정을 하고 실행할 수 있는 주도성 또한 나에게 있는 것이다.


내 인생의 골든아워, 길게 그리고 짧게 오는 그 찰나의 순간들을 잘 알아차리고 스스로를 반짝일 수 있도록 이끌어 갈 사람은 바로 나인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빛나는 시간`을 만날 기회가 있다.


이 글은 읽은 모든 분들이 나만의 골든아워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잘 붙잡아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빛낼 수 있기를 응원한다.

골든아워.png

<사진출처: 골든아워 사진 촬영 팁 - Adobe>

이전 03화한 팀이라는 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