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되면 나랑 같이 걸을래?

`나만 봄` by 볼 빨간 사춘기

by 오정연


4월은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계절이다. 해마다 피는 꽃들이지만 그중 2주 정도의 개화와 만 개 후 잠깐의 찰나에 바람과 비로 사라지는, 벚꽃은 그 아쉬움으로 인해 꽃나들이를 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전한다. 진해 군항제가 유명하고, 여의도 운중로 벚꽃길, 석천호수길, 그리고 지역마다 유명한 벚꽃 길들 또한 벚꽃 축제 기간을 친절히 안내하며 올해의 벚꽃을 놓치지 말라 유혹하고 있다.

나 역시 지인과 함께 산책길이나 호수가 있는 공원을 걸으며, 집 근처 인도에 핀 벚꽃에 감탄하며 이 계절만의 혜택을 누리려 한다. 사람들에게 인기 좋은 벚꽃이라서 `벚꽃 엔딩`, `봄 사랑 벚꽃 말고`, `봄봄봄`, `봄날 벚꽃 그리고 너`처럼 노래와 연주에 담겨 알려진 곡들도 많다. 그중에서도 볼 빨간 사춘기의 `나만 봄`이란 곡은 상큼하고 간질거리는 멜로디와 가사로 우리의 귀와 심장을 끌어당긴다.


왜 그럴까 사람들은 그냥 봄기운이 좋아 눈치 없이 밖을 나가는 걸까~

..

flower sunshine 완벽한 하루를 사실 너와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나는 네 곁에 있고 싶어 딱 붙어서

봄이 지나갈 때까지 다른 사람 다 사라져라

나만 봄 (`나만 봄` 가사 일부)


https://youtu.be/AsXxuIdpkWM?si=jCQ0_FA518-Qqmzj

[MV] BOL4(볼 빨간 사춘기) _ Bom(나만, 봄)


누군가는 함께 하는 이들과 소소하게 계절마다 먹거리, 볼거리, 놀꺼리를 즐기기도 하지만, 그런 분위기에 소외된 채 혼자이거나 아니면 같이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이라면 `왜 그럴까 사람들은 그냥 봄기운이 좋아 눈치 없이 밖을 나가는 걸까~` 절이 무척 와닿을 것이다. 가사는 투정처럼 표현했지만 사실은 부러웠을 그 마음을 나도 느껴본 적이 있었다. 낳고 자란 고향을 떠나 생면부지의 서울로 거주지를 바꾼 시절, 나는 형제 많은 집에서 자라 부쩍거림에 익숙한 터라, 혼자라는 사실이 너무도 낯설었다.


친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는 주말, 공휴일에는 특히나 더 외로움이 증폭되었다. 그래서 일부러 사람 많은 곳은 가고 싶지 않아 졌고 `아이고야 다들 저렇게 복 딱 거리지`... 왜 저렇게 쏟아져 나와서 고생일까` 혼자인 스스로를 합리화했고, 계절의 즐거움을 누군가와 나누지 않아도 나름 잘 지내는 척하느라 평일보다 더 바쁘게 일정을 채우기도 했다.

하지만 솔직한 마음에 귀 기울이면 혼자이고 싶지 않았던 거다. 그래서 `사실 너와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감추지 않고 원하는 그대로를 표현하는 가사가 귀엽게 그리고 용기 있게 다가왔다.


상담실에서 나눈 얘기들 속에서 들어내는 감정과 숨어있는 감정이 다른 경우를 종종 발견한다. 화가 난다고 짜증 내고 분노하지만 찬찬히 그 배경의 스토리를 들어보면 그 안에는 오히려 화보다는 슬픔이, 억울함이, 좌절감, 외로움 같은 그림자 정서들이 오랫동안 똬리 틀고 있었다. 내 안에 올라오는 감정은 `그 마음을 잘 알아주고 살펴줄래?`라고, 보호받기 위한 부탁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이 노래 `나만 봄`, 봄꽃 구경 인파에 `나만 혼자인가` 시샘 속 그녀의 마음을 따라가 보면 사실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나는 네 곁에 있고 싶어 딱 붙어서.. 봄이 지나갈 때까지 다른 사람 다 사라져라.. 나만 봄` 이란다. 너무 귀엽지 않은가?


해마다 오는 봄날, 노랗게 하얗게, 핑크핑크하게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오늘의 내가 조금은 무겁고 지치고 어둡게 느껴진다면 사람들이 다소 찾지 않는 봄길이라도 조금씩 걸어보고 햇살을 만나보자. 그러는 동안 내 안에 올라오는 감정에 귀 기울여 정성껏 목소리를 들어 보자. 그림자 정서가 소망하는 것을 나라도 알아주고 다독여 주자.


` 아 나는 이걸 원했구나.`

` 내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거였네.`

`내가 바란 것은 000되고 싶은 거였어.`라고.

내 그림자 정서가 바라고 원하고 소망했던 것을 알아주고 수용해 주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한결 나아질 것이다.


봄은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다. 뭔가 준비하지 않고 발길 닿는 곳을 걷기만 해도 봄꽃들이 매력을 뿜어내고 새싹이 움트는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벚꽃이 만발하는 이 계절에 나는 가로수길로, 호수공원으로, 출퇴근 길에서 그리고 대학 교정에서 지인들과 함께 할 것이다.


지금 외로운 당신도 함께 걷고 싶은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미루지 말고 용기 내보자.

`시간 되면 나랑 같이 걸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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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그림 출처: Pexels에서 winrood lee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20847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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