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장 ― 달콤한 유혹

연재소설

by 미아



2장 ― 달콤한 유혹



퇴근 후, 민수의 집에 들렀다.

그의 공공임대 아파트는 낡았지만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고, 무엇보다 ‘쫓겨날 걱정 없는 집’이라는 사실이 공간에 묘한 안도감을 불어넣고 있었다. 현관문을 닫자마자 느껴지는 안정감, 그것만으로도 내 원룸과는 다른 세상이었다.



민수의 집은 공기가 달랐다.
밖은 겨울 끝자락의 냉기였지만, 이 안에는 묘한 따뜻함이 감돌았다. 낡은 아파트 특유의 공기 냄새와 약간의 세제 향, 전기 히터의 미약한 열이 뒤섞여 있었다. 오래된 벽지와 희미한 형광등 불빛이 방 안을 부드럽게 감쌌다.


나는 소파에 앉아 무심코 중얼거렸다.

“여긴… 그냥 숨 쉬는 것만으로도 편하다.”

민수가 냉장고에서 캔맥주 두 개를 꺼내며 웃었다.
“그렇지? 난 여기 들어오고 나서야 밤에 걱정이 줄었어. 쫓겨날 일 없다는 게 가장 크더라.”

TV에서는 자막이 흘렀다.
“청년 임대, 일부 지역 경쟁률 수백 대 1… 대기기간 장기화.”
나는 무심코 물었다.

“진짜 그렇게 경쟁이 심해?”
민수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울 청년임대 특정 모집은 300대 1 넘은 적도 있어. 그냥 클릭 잘못해도 떨어지는 느낌이랄까.”

그의 말투는 담담했지만, 어딘가 단단히 굳은 체념이 스며 있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미아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무심한 문장에 사랑이 깃들길 바랍니다. 삶을 사랑하고 늘 감사하며 진실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4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6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작가의 이전글헤진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