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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아 Dec 01. 2023

힙하게

드라마 리뷰

연출 김석윤, 최보윤 출연 한지민, 이민기, 수호, 주민경, 김희원, 박혁권, 박성연, 이승준, 박노식, 양재성, 정이랑, 조민국 방송 2023, JTBC

의미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대사의 역할을 잘 표현하고 있는 드라마가 있는데, 바로 JTBC 드라마 <힙하게>이다.

드라마 <힙하게> 문장렬(이민기)

드라마 <힙하게>는 우연히 생긴 초능력으로 신체 부위를 만지면 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다는 사이코메트리를 소재로 한 코믹 수사 활극이다.

니가 왜 무기가 없어. 내가 니 무기잖아.

드라마 <힙하게> 문장렬(이민기)

시골 마을 수의사 봉예분(한지민)은 우연히 생긴 초능력으로 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는데(엉덩이를 만져야 볼 수 있다는 것이 초큼 거스기한 면이 없지 않지만...), 그녀는 열혈 형사 문장렬(이민기)을 도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범인을 검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드라마 <힙하게> 봉예분(한지민)

범죄 없는 청정 농촌 마을 무진에 연쇄살인이 발생하면서 그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펼쳐지고, 이야기가 범죄를 다루고 있는 만큼 스릴 있고 쫄깃하다가도 가끔 동네 사람들의 다채로운 캐릭터와 사투리로 인해 코믹하기도 하다.

더욱이 입체적인 등장인물들의 은유적인 말과 그 속을 알 수 없는 행동들은 의문을 점점 더 증폭시키기도 하고, 서울 사람들은 알듯 말 듯 한 충청도 사투리 특유의 중의적 표현이 또 다른 재미를 더한다.

넌 날 기대하게 만드니께.
드라마 <힙하게> 원종묵(김희원)

서울 광수대 복귀를 위해 문장렬(꽤 귀여운 츤츤)은 봉예분(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지만, 자신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잘 모름, 깜찍한 볼매임, 잘생긴 사람 위주로 좋아하는 경향 있음)의 초능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시작부터 오해로 서로 불편한 관계이지만 서로에게 호감 있음을 암시하는 듯한 대사와 장면이 회를 거듭할수록 더해지면서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는다.

너 없인 안되잖아.

......

범인은 누가 잡어?

드라마 <힙하게> 문장렬(이민기)

코믹하지만 나름 진지하고 긴장감도 있는 드라마 <힙하게>의 독보적인 매력은 아무래도 충청도 사투리를 맛깔나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물들의 성격과 행동에 심오한 다차원성을 더 도드라지게 표현하는 효과를 준다. 또한, 사투리에 숨겨진 말뜻 속에 어쩌면 사건의 실마리가 숨어있을지도 모르고, 사건을 비틀고 왜곡하는 장치가 될 수도 있다.

가끔은 그 말뜻을 이해하기 위해 통역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 서울에서 온 형사 문장렬이 은유적인 사투리 표현을 이해하지 못하자, 그 속내를 통역해 주는 장면도 자주 등장한다. 그때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데, '아 저런 속뜻을 암시하고 있었구나' 하고 무심한 말들 가운데 내포된 중의성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렇게 깊은 뜻을 함축한 말들을 통역 없이 알아들을 수 있는 무진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