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
이 글은 개발이고 데이터고 요만큼도 모르던 비전공자가 데이터 분석가가 되어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이야기로 올바르지 않은 어휘가 사용되거나 정보가 일치하지 않더라도 너른 양해 부탁드리며,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개선점 말씀해주시면 배우는 마음으로 듣겠습니다 :)
중학교 1학년 때 '너는 가이드 하면 잘 맞겠다'는 엄마의 한 마디에 꽂혀서 그때 당시에는 흔하지도 않던 관광고등학교를 가겠다고 준비하고, 결국 관광고에 입학해서 2년제 전문대 관광학부까지 졸업한 나름 정통(?) 관광업계 종사자였다.
방황의 몇 년을 보내다 포털사이트 카페를 통해 동남아시아 리조트 객실을 판매하는 여행사에 입사해서 처음으로 여행업계에 발을 들였고, 고객상담부터 예약 관리, 현지 호텔과의 컨택 등 중소 여행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배웠다.
그다음엔 신혼여행 전문 여행사로 옮겨 2년간 신혼부부 대상으로 영업부에서 일하며 항공 예약과 대면영업 스킬을 얻으며 나름 신나게 달리던 중 2020년 3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3월에 코로나 이슈가 시작되었을 땐, 하반기에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버텼다. 결혼식을 앞두고 혼란스러웠을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하반기에는, 내년에는 괜찮아질 것이니 일정을 미루자는 이야기 밖에는 없었다.
폭풍 같은 민원의 3월이 지나가고 4월이 지나니 더 이상은 문의가 들어오지 않았다. 간간히 들어오는 연락은 환불받지 못한 고객들의 연락이었고, 재택근무가 시작되고 회사에서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반기를 한 달 앞둔 6월, 더 이상 여행업계에는 (내 기준) 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퇴사 의사를 밝혔다.
전문대 관광학부를 졸업하고 여행사에서만 4년 반의 경력이 있는 이십 대 여자 사람이 코로나 시국에 선택할 수 있는 업종은 많지 않았고, 콜센터에 왔다.
난 운이 좋았다. 콜센터 중에서도 복지가 좋고 급여가 좋은 한 핀테크 기업의 콜센터에 입사해 정규직이 되어 (여행사에 다닐 때보다는) 금전적인 여유가 생기고, 더 넓은 세상을 접할 수 있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선택지가 있고, 언제든지 새로운 도전을 할 기회는 어디에든 열려 있으며, 나는 조금만 힘을 내서 문을 두드리고 나아가면 된다는 게 보이고 나니 '지금도 편하게 잘하는 것' 이 아닌 '내가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을 찾게 되었고 그게 '데이터 분석'이었다.
시작은 '요즘엔 개발을 해야 (IT 업계에 종사해야) 먹고살 수 있어'라는 이야기 때문이었다.
서비스업에 종사한 지 10년 차 (세상에!)가 되니 솔직하게 말하면 사람 말고 컴퓨터와 대화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개발에 대한 흥미가 생기게 되었다.
(사람은 A를 넣는다고 절대 A가 안 나오지만, 컴퓨터는 나만 잘하면 A를 넣으면 A가 나온다.)
개발자가 되려면 뭐가 필요한지 알아보기 위해 채용 사이트를 찾아봤더니, 이게 뭐람... 다들 '개발자'라고만 했는데 Frontend Developer, Backend Developer, Fullstack Developer, Android Developer, iOS Developer 등등등... 너무나도 다양한 직무의 벽에 시작부터 부딪치고 말았다.
게다가 필요한 스킬은 뭐가 이렇게 많은지 파이썬부터 자바, C언어 등 셀 수 없이 많은 스킬들에다가 무슨무슨 경험을 하면 좋고, 이런 전공이면 우대되고... 요즘엔 머신러닝 / 딥러닝이 핫하고... 부트캠프가 이렇고, 국비지원이 어떻고...
여기서 포기할 뻔했다. 정말로. 진심으로.
그러던 중 Data Analyst라는 직무를 알게 되어 알아보던 중 이 글 (기술과 비즈니스를 데이터로 연결하는 사람들, 데이터 분석 챕터를 만나다 / https://blog.toss.im/article/data-analyst-interview / 토스피드) 을 보게 되었다.
데이터를 매일 다루고 분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분석 직군 (Data Analyst: DA / 데이터 분석가) 인데요. 데이터 분석 직군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부탁드렸더니 이런 답을 주셨어요. “다리 역할을 하는 존재라 생각합니다. 비즈니스 직군과 기술 직군이 각각 사용하는 언어가 완전 다르거든요. 이 양쪽을 데이터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데이터 분석가예요.”
이거다. 글을 보자마자 생각했다.
그렇게 데이터 분석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게 스물여덟의 가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