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순감각 1 - 영어는 중요한 순서대로 말한다
안녕하세요? 영어 브런치작가 에스텔입니다.
저는 브런치에서 <당신을 성장시킬 영어클래스>라는 제목으로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진짜 영어인 스피킹 실력 성장을 목표로, 단순 회화 표현 암기가 아니라
먼저 언어감각을 키우고 = 소리감각키우기(영어발성발음)+어순감각키우기(스피킹을 위한 문법)
그 후 스피킹 표현을 확장해나가는 내용에 대해 쓰고 있어요.
그동안 소리감각 내용을 주로 썼었는데 오늘은 어순감각 내용입니다.^^
어순감각이란 곧, 스피킹을 위한 문법이에요. 스피킹을 위한 문법은 따로 있습니다. 우리가 문법책에서 배운 시험용 문법은 정말 어렵게 배운 거예요. 말을 하는 문법이 그렇게 어려웠다면 원어민들도 아마 문법에 맞게 말하기가 힘들었을 겁니다.
저도 중고등학교 때는 한국에서 만든 문법책으로만 공부하다 보니 영어가 진짜 어렵구나 싶었었는데 대학생이 되어 해외에서 출간된 문법책을 발견했을 때, 또 국제학교에서 일할 때 미국 교과서 속 문법 설명을 보고 우리가 정말 어렵게 배웠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말을 하기 위한 문법은 훨씬 더 쉽고 단순합니다.
실제 수업 때는 쉬운 스피킹 문법대로 빠르게 입 트는 법을 함께 가르치지만,
오늘은 제가 가르치는 어순감각의 근본적인 두 가지 원리를 말하려고 해요. 그 두 가지는 바로,
이번 글에서 1번에 대해 다루고, 다음 편에서 2번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위에서 말한 대로 영어식 어순감각의 첫 번째 원리는 중요한 순서대로 말한다입니다. 한국어는 말하는 순서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그 남자애, 완전 좋아하잖아 내가"
한국어는 이렇게 말하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지만 영어는
"The boy, likes I..."
이렇게 말하면 문장이 완전 꼬여버리죠. The boy가 누구를 좋아한다고 말하려는 건가 하려다가 말이 꼬여 버리죠.
한국어는 어미와 조사가 발달되어 있어서 주어 다음에 은/는/이/가, 목적어 다음에 을/를, 동사 다음에는 다/요/라!/니?/까?/구나!만 붙이면 순서를 살짝 섞어 놓아도 상관이 없어요.
특히 동사를 평서문으로 말할 때는 '-다./-요.'라고 붙이면 되고, 의문문 물어보는 말로 말할 때는 '-니?/-까?'를 붙이면 되죠. 감탄문을 만들 때는 '-구나!'를 붙이면 되고요.
예를 들어, 동사 '먹다'에 붙여보면요.
먹다. (평서문)
먹니? (의문문)
먹는구나! (감탄문)
먹어라!(명령문)
하지만 영어는 단어 eat 뒤에 먼가 붙는 게 아니라 자리를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때 말하려는 중요한 순서대로 배열한다 것입니다. 5가지 예문으로 설명해볼게요.
1)
먼저 평서문, 평서문의 기본은 주어의 이야기입니다. 한국식 사고방식에서는 사람 사이의'관계'를 더 중요하지만, 영어식 사고방식에서는 각각의 '사람', 그 개체 자체를 중요시해서 누구의 이야기인지 주어를 정확히 말합니다.
You are going to school.
1 2 3 4 5
1. 너라는 주어는 2. 상태이구나 3. 가고 있는 중 4. 쪽으로 5. 결국 학교로 도착
너는 학교 가는 중이구나
You라는 주어의 이야기로 중요한 순서대로 말하고 있습니다.
너라는 개체가 걸어가는 중이고 어떤 방향으로 가다 보니까 결국 마지막에 닿는 곳이 그 학교라는 게 보이죠?
하지만 물어보는 말 의문문의 경우
Are you going to school?
1 2 3 4 5
이렇게 바뀌죠. 그렇다면 이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가 Are 이겠네요.
아마 학교 다닐 때 이런 거 많이 했을 거예요.
의미 없이 문법책에서 하라는 대로 X자 치면서 보내는 게 아니고 직접 말해보면서 감각적으로 잘 느껴보세요. 이 문장이야 be동사 하나니까 X자 치면서 보낼 수 있지만, 원리를 모르면 더 다양한 의문문을 말하기가 어려워져요.
물어볼 때 동사를 앞으로 보내는 이유는 이때 동사가 가장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이죠.
be동사의 뜻이 뭔가요?
-이다
Are you?
1 2
이다 너
이니 너?
이니 아니니 너?
Are you going to school?
이니 너 가는 중 쪽으로 학교? 학교 가는 중이니?
큰 소리로 말해보세요.
이 두 개의 차이를 진짜 말하듯이 스피킹적으로 잘 느껴보세요.
Are you? 는 정말 궁금해하면서요.이니 아니니?
2)
Do동사로도 말해볼게요.
You like him.
1 2 3
너는 좋아한다 그를.
주어인 너의 얘기를 먼저 하는 거예요. 너의 마음속 이야기. 너가 한다는 것.
너는 좋아하고 있구나 → 외부에 있는 대상 중에 그를.
물어볼 때는,
Do you like him?
1 2 3 4
do의 뜻은 '-하다'이죠?
Do you~? 하니 안 하니? 하는 거 맞니?
Do you like? 하니? 하는 거 맞니 좋아하는 거? 좋아하니?
3)
Leave!
1
Leave now!
1 2
만약 이렇게 동사부터 말한다면 동사가 가장 중요한 정보 일 거고, 꽤 센 느낌입니다. 주어 빼고 쓰는 명령문은 그래서 '명령'이란 말이 붙는 걸로 볼 수 있듯이 강조하는 말이죠. 괜히 느낌표와 함께 자주 쓰이는 게 아니죠.
그렇다면 "떠나"라는 말을 전달하고자 하면서 좀 더 부드럽게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중요한 정보를 앞에 붙여서 말해요. 누가 떠나는 건가요? 네가 떠나는 거죠?
You can leave now.
1 2 3 4 떠나도 돼.
아래 사진을 보면 그 느낌이 더 잘 살 거예요.^^
You can leave now. 너 떠나도 돼.
Leave now! 떠나버려 지금!
4)
Give me the money.
Give the money to me.
이 두 문장도 보면, 단어의 순서가 바뀌면서 아주 미묘하게 뉘앙스가 달라진답니다. 위에서 말했었죠? 영어는 중요한 순서대로 말한다고.^^
Give me the money.
1 2 3 4
줘라 나에게 그 돈.
여기서는 '내(me)'가 더 중요한 정보예요. 나 급한 거 안 보여? 급하게 필요한 나에게 돈좀 땡겨주라.
Give the money to me.
1 2 3 4
줘라 그 돈 쪽으로 나에게
여기서는 '돈(the moeny)'이 더 중요한 정보예요. 눈 앞에 돈이 있길래 패스해 달라고 하는 뉘앙스 일수도 있고, 누가 돈을 가득 가득 가지고 일길래 그 돈좀! 나에게도 주지? 이런 느낌이에요.
학교 다닐 때 문법책에서 Give me the money. 는 4 형식이고 이 문장을 Give the money to me.라는 3 형식으로 바꾸라는 내용을 열심히 공부했던 같은데 그렇게 열심히 해봤자 말할 때 전혀 도움이 안돼요. 영어 문장의 원리와 느낌을 알고 뉘앙스를 느끼며 말해봐야지 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더 이해가 되실 거예요.
스펀지밥이 Give me the money.라고 하죠?
보통 '내가!' 급하게 필요할 때 말하니까 뭐 달라고 할 때는 give me라고 합니다.
오른쪽에 give money to beggars. 는
나에게 푼돈이 좀 있는데 이 돈을 거지에게 줘야하나? 이런 뉘앙스에요.
beggar거지를 them그들로 바꿔볼게요.
Give money to them.
1 2 3 4
Give them money.
1 2 3
두 번째처럼 Give them money.라고 말하면 them을 강조하기 때문에 조금 무례한 느낌이 들 수가 있어요.
"불쌍한 걔네에게 줘라"가 아니라 "내가 가진 몇 푼의 이 돈을 기부해야 하나" 돈이 더 중요한 정보여야해요.
5)
마지막으로 아래 두 문장을 볼게요.
How old are you?
How old you are!
you와 are의 자리만 바뀌었을 뿐인데 의미가 달라져버렸어요.
How old are you?
1 2 3
얼마나 나이 든 상태이니 너? = 얼마나 나이 들었니? 몇 살이니? (물어보는 말)
How old you are!
1 2 3
얼마나 나이 든 너이구나! = 너 나이 많이 들었구나.(놀래는 말)
학창 시절에 How로 시작하는 감탄문="How 형주동"(How 다음에 형용사, 주어, 동사 순으로 붙이기)라고 외웠던 것 생각나요. "What a 형명주동"도 생각나네요.^^;
수업시간에 수강생분들께 얘기했더니 다들 학교 다닐 때 한 번씩은 들어본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처음에 말했었죠? 우리 문법 너무 어렵게 배웠다고요. 시험을 위한 문법이 아닌 진짜 영어 말하기를 위한 영어문법은 그보다 훨씬 쉽답니다. 보통 감정이 생기면서 말이 시작되니까요. 머리가 아닌 '느낌'으로 인지하면 훨씬 더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요.
문법용어와 함께 머리로 외운 것은 그 문법에 맞춰서 문장을 만들어 말하려고 하면 굉장히 떨리고 오래걸리고 버벅거리지만, 이렇게 느낌으로 배우고 몇번 연습한 것은 신기하게 그 상황에서 저절로 튀어나온답니다.
오늘의 어순 감각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시간에 어순 감각의 두 번째 원리, "영어는 명사로 생각한다"로 찾아뵐게요.
그럼 오늘도 영어 성장하시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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