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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텔 Apr 11. 2016

국내파가 유학파만큼 영어하기까지1

나의 영어성장 이야기 1편

 




 안녕하세요? 영어브런치 작가 에스텔입니다. 처음 발행했던 글에 많은 분들이 구독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영광이었고 또 감사했습니다. 오늘은 원래 영어공부에 관한 글을 쓰려고 계획했었습니다. 그런데 대신 저의 생생한 경험담을 적으려고 합니다. 제가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왠지 서전을 쓰는 느낌이라 두 번째 글부터 제 이야기를 쓰는 게 쑥스럽지만,  이야기 없이는 저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영어학습법이나 영어강의 글을 풀어가기가 힘들것 같아서 이렇게 시작해봅니다. ^^


 







초등학생


 제가 처음 영어를 만나게 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입니다. 그땐 영어 조기교육이 활발했던 시기가 아니어서 딱히 접할 일이 없었는데, 엄마와 교보문고에 갔다가 우연히 <영어일기>라는 교재를 사게 되면서 첫 만남을 갖게 되었죠. 영어를 잘하거나 열심히 공부한 것은 아니었지만 막연히 영어를 잘하고 싶었고, 잘하면 멋있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 접한 것에 이유 없는 거부감을 갖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대부분 호기심이 발동되고 해보고 싶어 하죠. 영어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요즘엔 아이들이 엄청난 부담감과 함께 영어를 만나기 때문에 시작하기도 전에 거부감이 생기는 경우가 있죠. (나중에 아이 영어 거부감 극복 경험담 및 방법에 대한 글도 쓸 예정이에요.^^) 그때는 그런 부담감도 없었고 자유롭게 팝송을 찾아서 한국어로 들리는 대로 적어본다거나, 들리지도 않으면서 일부러 영어자막으로 보기도 했었고, 영어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으면서도 초등학교 문집에 '20년 후 나의 꿈은 동시통역사'라고 적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모가 건네준 한 권의 책을 읽고 엄청난 좌절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 책은 저명한 통역사분이 쓴 책이었던 것 같은데 "영어를 잘하려면 언어의 결정적 시기인 12세 이전에 해외에서 몇 년간 살아야 한다."는 내용이 가장 첫 장에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만 공부해서는 영어 말하기 및 발음에는 한계가 있다는 내용이었죠. 그때 이미 13살이 된 저는 좌절감에 휩싸이면서 책장을 덮어버렸어요. 어차피 난 영어를 정복할 수 없다보다 하며 그전에 있던 설렘이 걷힌 느낌이었습니다.





중고등학교


 그렇게 영어에 대한 관심은 조금 시들해진 채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외국에서 살다와서 영어를 좀 하는 멋진 친구들이 한 반에 한둘씩 있었고, 비록 책의 내용이 신경 쓰이긴 했지만 영어는 항상 꼭 잘하고 싶은 동경의 대상이었죠. 전형적인 중고등학교 영어시간, 문제집으로 답을 풀고 맞추는 공부스타일은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영어공부는 아니었지만 말 잘 듣는 아이 었던 저는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열심히 문제집 풀고 단어를 외우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충격적인 일이 하나 있었어요. 수능 영어를 가르치는 강사님의 수업을 열심히 들었었는데 그분이 수업 중에 자기는 영어로 말하진 못하며 발음도 부정확하다는 거예요. 한번 더 좌절을 겪은 것 같았습니다. 물론 고등학생 때는 영어로 스피킹 할 일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열심히만 공부하면 아마 대학가서는 영어를 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거든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수능 영어를 꿰고 있는 강사에게도 그렇게 한계가 있다면 여기서 인기강사로 가르치며 돈을 벌 것이 아니라 교육부에 가서 데모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수능을 폐지해주십시오. 수능을 아무리 잘 쳐봤자 영어로 한마디도 하지 못합니다. 제가 그 산 증인입니다." 혼자 이런 상상을 하기도 했지만^^; 역시 말 잘 듣는 학생이었던 저는 또 열심히 문제집 풀고 단어를 외웠었죠. 당시에는 외국어영역이 특히 쉬웠던 시기라 누구나 외국어 영역은 만점을 깔고 가던 시기였고 저도 수능을 치른 후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지금처럼 취업난이 심하지 않을 때라 1~2학년 때는 공부보다는 과활동과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었고 2학년 가을학기부터 아 이제 공부 좀 하여야겠다고 생각하며 학교 원어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그때 세 번째 좌절이 왔었습니다. 그래도 고등학교 때까지 열심히 영어공부를 해서 몇 마디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앉아있었거든요. 그때 활발하게 떠들던 학생들은 유학파 학생들 몇몇이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저는 방학 때 친구들이 듣는다는 토익학원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고등학교 영어의 연장선이라는 느낌이 들었죠. 이렇게 배워도 영어로 말 못 한다는 것을 이미 몇 년간 뼈저리게 느껴서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한편을 외우면 입이 트인다?
 첫 문장부터 쉽지 않다!


 그때부터 스피킹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말이 스피킹 공부일 뿐 실은 이게 진짜 영어공부입니다. 스피킹, 리스닝 공부로 시작하면 리딩과 라이팅은 자연스럽게 커버되거든요. 처음으로 영어를 영어답게 공부해본 거죠. 저는 제가 몇 년만 늦게 태어났어도 지금의 제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입시는 지났고 취업 압박도 없던 자유로웠던 몇 년간 영어를 영어답게 공부할 수 있었거든요. 아마 요즘이라면 저도 똑같이 1학년때부터 취업용 영어시험 대비 공부를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영어 스피킹 공부의 첫 시작은 제가 좋아하던 애니메이션 <슈렉>이었어요. 영화 한편을 달달 외우면 입이 트인다는 말에 모조리 외워보자며 큰 포부를 갖고 외우기 시작했는데 웬걸 첫 문장부터 결코 쉽지가 않았습니다. 중고등학교 문법 교육에 물들어 있었기 때문에 대본을 구해 뜻을 해석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먼가 살짝 이상하다고 느꼈죠. 신기한 것은 모두 알고 있는 단어이고 문법도 다 아는데 뜻이 정확히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What have you had? 이런 문장을 보면 what/have/you/had의 단어 뜻도 모두 알고 have p.p. 가 현재 완료라는 것도 정말 잘 알고 있는데 이것이 계속적 용법일까, 완료적용법일까를 고민하고 있으니 도저히 뜻이 내 심장 꽂히듯이 와 닿지가 않는 거예요.


The gates will open soon.

The gates will be opening soon.

The gates would open soon.


 이렇게 비슷비슷한 문장이 한 영화에 나오는데 분명 조동사will/미래 진행/조동사would 인 거도 알고,  "할 것이다, 하고 있는 중일 것이다" 대충의 뜻은 알겠지만, 그 뉘앙스라던가 왜 이렇게 다르게 쓰는지가 확 와 닿지 가 않았습니다. 그때 영화로 공부하는 청취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강사님께 왜 원어민들은 이렇게 다르게 쓰나요?라고 여러 번 물어봤으나 그런 거 따지지 말고 그냥 통으로 외우세요라는 대답만 들을 뿐이었죠. 그런데 전 정말 궁금해서 미치겠더라고요. 한국어도 100% 정확히 모르는 내용을 암기해서 말하는 게 힘든 일인데... 어쩌면 우리는 완벽히 느낌이 와닿지않는 영어문장과 표현들을 암기해서 말하려고 하니 울렁증이 그렇게도 심해졌나 봅니다.



그 후 제가 어떻게 상황을 극복했을까요?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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