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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국립 모던아트 미술관

"쉼"이 있는 미술관의 외부공간

by 에스텔

에딘버러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 이지만 북적이는 관광객에 주말에는 거의 밀려다닌다는 느낌이 들만큼 복잡했다. 북적이던 도심을 지나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미술관에 도착하니, 한적한 느낌과 함께 고전주의풍의 건물과 현대 조각공원의 조합이 조금 생경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미술관에서의 외부공간은 미술관의 첫인상을 좌우하기도 하고 전시감상 후 여운을 되새기기도 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스코틀랜드 국립 미술관은 에딘버러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에 여러 곳의 공간을 운영중이다. 중세시대부터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National gallery’, 인물화 중심인 ‘National Gallery of Modern art’ 그리고 근대와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하는 ‘National Portrait Gallery’로 나누어져 있다. 그 중 스코틀랜드 국립 모던아트 미술관은 구시가지와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방대한 양의 작품이 Modern One과 Modern Two에 나누어 전시되어 있고,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에두아르도 파올로치 뿐만 아니라 피카소, 달리, 데미안 허스트 등 거장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그들의 작품만으로도 이곳은 주목할 만한 미술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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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술관에서 공원은 조금 특별한 기능을 하고 있는 듯 했다. 일반적으로 ‘공원’이라 함은 사람들이 자연 안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야외공간이다. 이 점을 이용한 것일까, Modern One 앞에 조성된 ‘Charles Jencks’의 대지예술 ‘Landform Ueda’는 인공호수와 기하학적인 구조의 언덕의 조화로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감을 자아낸다. 마치 꾸며진 공원인 듯 작품인 가상의 공간에서 사람들은 누워서 쉬기도 하고, 아이들은 그곳을 놀이터 삼아 놀기도 한다. 뛰기 좋아하는 아들은 도착하자마자 언덕을 오르고 돌다리를 건너며 한참을 미술관 앞에서 시간을 보내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아이들도 미적 공간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반영구적인 전시가 요구되는 거대한 크기의 조각과 미술관의 외부 환경조성은 내부의 전시환경보다 다양한 요인을 생각하며 신중하게 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가끔 조각 작품들이 좁은 공간에 밀집되어 전시된 미술관의 공원을 가게 되면 작품에 집중하기도 어렵고 답답한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반면 이곳은 야외공간의 넓은 여백이 몇몇의 조각 작품에 더욱 집중 할 수 있게끔 하고, 이러한 구성은 작품의 원경과 근경의 다름을 감상하기에도 좋았다. 스코틀랜드 국립 모던아트 미술관의 외부 공원들은 미술관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시키는 공간이자 미술관의 중요한 일부로 자리하고 있다.

DSC01525.JPG 1층에 마련된 아이들을 위한 공간


DSC01426.JPG 미술관의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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