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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TEVAN Aug 04. 2017

ROMANTIC SYNDROME

오랫동안 기다려온 검정치마의 새 앨범

‘야~ 나랑 놀자’라는 가사로 에디터의 주위 몇 여성들의 심금을 울리는 검정치마, 조휴일의 앨범이 발매되었다. 파격적이고 감각적인 ‘나랑 아니면’의 뮤직비디오를 가장 처음 접했고, 무명에 가까운 외국에서 생활하는 한국인의 외모를 한, 즉 ‘교포’들의 아름답고 잔인한 사랑이야기(심지어 19금)를 담아낸 것에 갈채를 보냈다. 개인적으로 같은 레이블의 혁오의 ‘가죽재킷’ 뮤직비디오와 같은 감성의 연장선이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아닐 수도 있고. <블링>에서도 오매불망 인터뷰 섭외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앨범 발매 이슈와 함께 진행하자는 약속은 흐지부지되어 엉뚱한 곳에서 인터뷰가 진행되었기에 과감하게 한 페이지를 할애해 그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일단, 가장 눈에 들어왔던 반응 중 뇌리에 박힌 한 문장. “조휴일, 정말 장가 잘 갔나 보다!”.이다. 앨범 타이틀부터 그가 어떤 마음으로 앨범을 만들었는지 단숨에 알아챌 수 있다. 그의 심리상태를 이보다 더 잘 나타낼 수 있을까 하는 가사들 또한, 그 흔한 사랑 노랫말이 아니다. 영원한 사랑 대신 자로 잰 듯 반듯하다는 사랑을 노래하는 ‘Big Love’에선 아내의 사랑에 대한 ‘근(본없는)자(신)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 졸린 목소리에 ‘박력’이 담긴 것이다. 바로 이어지는 ‘다이아몬드’에서는 솔직한 걱정이 담겨있다. 연애에서 결혼으로 넘어가며 느껴지는 익숙해짐에 대한 감정. 과연 ‘권태’는 아닐까 하면서도 단호하게 자신의 사랑을 ‘다이아몬드’에 비교한다. ‘Love is All’은 제목부터 사랑이 전부란다. 새로운 사실이 아니어도, 매번 새롭단다. 나를 사랑하는데 아무렴 어떻냐고 노래하는 뮤지션 중 느끼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은 조휴일이 유일무이하다. 집에서도 차에서도 길을 걸을 때도 계속 들었다. 에디터의 팔로워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검정치마의 음악에 푹 빠져있어 보이는 피드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과연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에게도 어필하고 있을까? 아마 소속사에서도 궁금했나 보다. 뜬금없이 홍대 앞 라이브클럽 에반스에서 목요일 이른 저녁 게릴라 콘서트를 진행한 것.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현재 시각 2017년 6월 15일 오후 3시 17분. 20분 전 이태원 부기우기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진행한다는 공지가 떴다. 소름이 돋는다. 물론 다녀와볼 생각이다. 잠시 키보드를 내려놓고, 다녀와서 글을 이어가는 걸로. 다녀왔다. 지금 시작 오후 3시 53분! 5시 입장까지 세이프될 예정. 아쉽지만 사진 촬영이 불가한 관계로 공연의 모습을 생생히 전달하진 못하겠다. 마치, 전쟁터에 나가 있는 종군기자처럼 , 헤드라인을 위해 특종을 쫓는 베테랑 기자처럼 잠시 공연을 감상하고 오도록 하겠다.

- 시간의 경과 –


일단 너무 오랜만에 만난 조휴일의 모습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정말 특이해 보이던 비주얼과 조합의 초기 멤버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조휴일 또한 너무나도 단정한 매무새를 보였고, 새 앨범에 담긴 음악은 들을 수 없었다. 다만, 특유의 춤사위는 그대로였고 관객들은 모든 셋 리스트의 후렴구와 기타 리프, 코러스 등을 ‘떼창’했다. 이제 적지 않은 나이인 그가 조금 감동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주간의 짧은 연습기간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의 공연도 기적적이라 했으니, 앞으로의 공연을 더욱 기대해보도록 하겠다. 검.정.치.마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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