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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TEVAN Aug 04. 2017

JEJU DREAMING

제주에 살어리, 살어리랏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를 찾는다. 여행으로 제주를 찾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국적인 풍경, 그리고 한 시간 남짓 걸리는 비행시간에 매료되었을 터. 하지만 ‘제주 드리밍’은 현대인 삶의 해답이 ‘제주 이민’인 듯 도시를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제주 이민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이 도시로 돌아오는 ‘웃픈’ 일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아쉬움이 남아야 또 가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일 텐데, 막상 살아보니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크게 찾아온 것은 아닐까?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떠났지만, 어딜 가나 막상 살아보면 현실은 비슷하다. 그래도 꿋꿋하게 ‘제주 라이프’를 잘 이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마음가짐. 작은 것에 만족하는 삶이 세상 어딜 가도 행복한 삶이 아닐까 싶다.

제주 김녕해수욕장

지난 늦봄에 다녀온 태국의 치앙마이, 유난히 일본인들이 많았다. 사실 직항 비행기가 생긴 지 얼마 안 된 터라 한국 관광객이 많아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치앙마이 특유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터전을 잡았다. 도심과 조금 벗어난 곳에서 게스트하우스나 카페를 운영하며 독특한 감성으로 관광객들을 자극하는 곳들이 많았다. 물론,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도 있었다. 서울의 가로수길을 떠오르게 하는 님만 해만은 에이스 호텔을 롤모델로 한 빈티지 느낌의 부티크 호텔로 가득했고, 아트 분야가 유난히 발달한 치앙 마이답게 모던한 카페와 갤러리들이 줄지어 오픈을 했고, 공사를 하고 있었다. 아마 이곳에서도 ‘젠트리피케이션’은 일어나겠지. 하지만, 치앙마이 대학을 중심으로 발달된 농업과학은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했고 도심 근교에 위치한 일본 커뮤니티는 소박했지만 단단했다. 유기농 재료를 이용한 일본 음식을 소개하는 자리에는 치앙마이 전통음식이 함께 소개되었고,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자신들이 무엇을 지켜내고 이뤄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듯했다. 치앙마이 올드시티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는 재즈 라이브 클럽은 험블 그 자체였고, 밴드들의 음악 또한 모두 커버곡들로 채워졌지만 치앙마이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젊은이들이 록스타 대접을 받고 있었고 누구보다 즐거워 보였다. 환경오염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었지만, 도심 근교에는 아직 자연이 숨 쉬고 있었고 도심을 완전히 벗어나면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발달되지 않은 아름다운 관광지들이 자연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치앙마이의 살고 있는 일본인들은 정말 소박했지만, 유니크한 삶은 이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제주에서도 그런 유니크함을 종종 느끼곤 한다.


한때 빠져있던 앨범 <월정리 블루스>. 그 앨범에 수록된 곡의 가사처럼 ‘달이 머무는 바다’인 월정리는 이제 부산 해운대를 방불케 하는 풍경의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아름답던 해안도로는 주차장이 되었고, 바닷가를 바라보고 있는 다닥다닥 붙은 카페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하지만, 제주는 넓다. 아직 작고 아름다운 해변이 너무나 많고, 아직도 월정리 바다에는 달이 머문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서퍼, 잭 존슨이 태평양의 한 섬을 사 팬들에게 분양했다. 조건은 아무것도 가지고 들어오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하는 것. 제주는 그냥 그대로 아름다우니 가서 느끼고 즐기되 가만히 두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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