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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TEVAN Aug 16. 2017

나는 철들지 않는다

2017 PENTAPORT ROCK FESTIVAL

2017 PENTAPORT ROCK FESTIVAL

매년 여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비롯 페스티벌과 현장을 누벼왔다. 군 복무 시절 휴가 때 왔던 페스티벌에서 느꼈던 감정은 그대로지만, 안타깝게도 체력은 예전 같지 않더라. 진흙탕에서 슬라이딩하던 때가 있었는데. 밤새 놀다 지쳐 잠들었다가 다시 일어나 놀던 나날들. 막내 기자 시절, 열정으로 페스티벌에 임했고 술에 그리고 분위기에 취한 나머지 수석 선배에게 ‘누나’라고 부른 적도 있다. 페스티벌 현장에서 조용히 사라졌다가 아침에 나타나 아침까지 메인 스테이지에 걸터앉아 온몸에 타투를 뒤덮은 처음 본 친구와 소리 지르며 술잔을 기울이기도 페스티벌의 여운을 함께하기도 했다. 지금의 아내와 처음 연인이 된 것도, 처음 손을 잡았던 것도 생각해보니 페스티벌 현장이었다. 고생스럽다기보다 ‘럭키’였다. 아무리 관심이 없던 아티스트도 백 스테이지에서 만나 인터뷰를 통해 조금이라도 그들을 알게 되면 무대가 전혀 달라 보인다. 솔직히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은 아니다. 마감을 코앞에 두고, <블링>은 페스티벌 현장을 누볐다. 비록 ‘대한독립만세!’를외치며 신나게 놀아야 할 광복절에 사무실에 나와있지만 주말 내내 실컷 즐겼기에 억울함 지수는 많이 줄어들었다. 철없는 편집장 덕에 고생하는 에디터들을 보고 있으니 괜히 뿌듯하다! 키보드를 두드려라! 더 빠르게! 정말 오랜만에 시원하게 비가 내린다. 어서 마무리하고 막걸리에 전 한잔하러 가자.


2017.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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