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서 아이 키우기
덴마크로 오기 전, 첫째 아이가 다니던 한국 어린이집 선생님과 상담을 하는 중에 선생님께서 "덴마크 아이들은 나무를 타며 논대요"라며 나에게 아이들이 나무에 올라가 있는 사진을 보여주셨다. 덴마크 교육과정에 대한 책을 학교 다닐 때 읽었는데 참 인상 깊었다고 하셨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타지로 떠나는 기대 반 걱정 반인 나의 마음을 위로하시고 격려해주셨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면 아이들이 나무를 타고 노는 장면이 있다. 영화겠거니 했는데, 웬걸. 덴마크 어린이집은 의무적으로 일정 평수 이상의 독립적인 놀이터가 있어야 한다. 보통은 어린이집 크기만큼의 외부 공간이 있고, 놀이터와 나무들로 구성되어 있다. 나무 타는 것이 일상이라 아이들이 잘하기도 하고, 우리 아이들도 어디서 큰 나무만 보면 타고 올라가려 한다.
북유럽이라 일 년의 1/3은 흐리고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추운 날씨다. 그러나 개의치 않는다. 학교든 유치원이든 날씨에 상관없이 야외에서 일정 시간을 보내는 것은 교육과 보육의 필수 요소다. 추운 날은 모자, 장갑, 두꺼운 방한복, 장화로 무장하고 나가면 되고, 비가 오는 날은 우주복처럼 생긴 비옷으로 머리까지 덮고 장화를 신으면 준비 끝이다.
춥고 눈이 오는 날은 눈을 맞으며 놀고, 비가 오는 날은 빗물 웅덩이를 뛰어다니며 논다. 아이들을 데리러 가면 부츠로 스며든 빗물에 젖은 아이들의 양말이나 장갑이 유치원 곳곳에 널려 있다. 내 아이의 젖은 양말이 몇 개인지 찾으며 오늘도 아이들이 밖에서 신나게 놀았구나 하고 알 수 있다. 날이 좋은 여름은 아예 밖에서 생활한다. 밥도 밖에서, 간식도 밖에서. 화장실 가야 할 때만 실내로 들어온다. 원래도 얼굴이 까무잡잡한 우리 아이들은, 여름이 되면 광택이 날 정도로 갈색이 된다. 썬크림이 요즘 좋다 해도 어느 정도는 타나보다...
보통 이 정도인데, 이 것도 성에 차지 않아 덴마크의 숲 유치원이라는 곳을 보내는 부모들도 있다. 이 유치원은 아예 숲 속에 유치원을 지어서, 하루종이 애들이 숲에서 노는 거다. 일반 유치원의 놀이터랑은 좀 다른 스케일이기는 하다. 겨울이나 여름이나 숲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게 하는 놀이터이다. 대단한 부모들이다...!
나는 아이가 만 5세쯤 될 때까지 유모차를 많이 태웠던 것 같은데, 덴마크는 아이들을 많이 걷게 하는 것 같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가는데 만 3세쯤 되는 아이들도 1킬로미터 정도는 거뜬히 걷는다. 야외 활동을 통한 아이들의 신체 발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쁜 날씨는 없다, 나쁜 옷만 있을 뿐"이라는 덴마크 속담처럼, 아이들은 사계절 내내 자연 속에서 뛰놀며 자란다.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지만, 이런 환경에서 자란 우리 아이들이 더 건강하고 활발해진 것을 보며 덴마크의 야외 교육 철학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