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내집 마련' 이야기

20대 부부도 내집 마련 가능한 나라

by 덴마크육아일기


"집값이 너무 비싸서 언제 집을 살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한국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다.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첫째, 둘째, 그리고 셋째를 낳기까지도 우린 높은 집값에 자가를 구매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전세로 살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 덴마크에서는 조금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젊은 부부들이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첫 집을 구매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업이 있고, 본인이 집을 사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자가 마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이 나라는 "내 집 하나"가 삶을 안정되게 한다는 것을 이해해는 사회이고 나라이다.


덴마크 부동산 시장의 특별함

덴마크 부동산 시장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놀랐던 점은 '예측 가능성'이었다. 한국처럼 갑자기 집값이 폭등하거나, 투기 열풍으로 시장이 들썩이는 일이 거의 없다. 코펜하겐 수도 중심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알보르(Aalborg)와 같은 지방 도시의 경우, 젊은 부부들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


덴마크식 주택 구매 시스템

덴마크의 주택 구매 시스템은 한국과 상당히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모기지론(mortgage loan) 시스템이다. 5% 저축액 + 80% 모기지론 (정부지원) + 15% 은행대출. 덴마크에서는 주택 가격의 5%만 현금으로 준비하면, 나머지 80%는 모기지론, 15%는 은행대출로 해결할 수 있다. 더 놀라운 건 이 모기지론의 이자율이다. 현재 덴마크의 모기지론 이자율은 2-3% 수준으로, 한국의 주택담보대출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30년 고정금리의 안정성

한국에서는 변동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를 걱정해야 하지만, 덴마크에서는 30년 고정금리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월 상환액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 장기적인 재정 계획을 세우기 매우 유리하다.


실제 사례: 27세 부부의 첫 집 구매기

내가 만난 한 20대 덴마크 부부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다. 남편과 아내는 맞벌이이고 첫째 아이가 있다. 보통 첫째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집을 마련하곤 한다. 이들의 월 합산 소득은 세후 약 5만 크로네(한화 약 750만원) 정도다. 이들은 작년에 알보르 외곽에 200만 크로네(한화 약 4억원)짜리 작은 정원이 있는 하우스를 구매했다. 이들이 대출을 매달 갚아야 하는 비용은 200만원 정도인데, 보통 Aalborg 지역의 25평대 아파트의 월세가 150만원 - 20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이 선택은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부의 든든한 지원 시스템

덴마크 정부는 젊은 층의 주택 구매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첫 주택 구매자에게는 인지세 감면 혜택,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 주택 구매 관련 세금 혜택이 주어진다. 젊은 층의 출산을 장려하는 의도도 있다. 사회주택(Almene Boliger) 시스템 주택 구매 전까지 저렴한 임대료로 살 수 있는 사회주택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이를 통해 아이가 아직 없거나, 대학생과 같은 젊은이들이 급하게 집을 사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차근차근 내집 마련을 준비할 수 있다.


한국과의 근본적 차이

덴마크 부동산 시장이 안정적인 이유는 몇 가지 구조적 차이점에 있다. 투기 억제 정책 덴마크는 부동산 투기를 철저히 억제한다. 1)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가 까다로워서 외국 자본이 들어오는 데에 제한이 있다. 거주인이 아닌 외국인이 주택이나 땅을 사는 것도 법으로 제한하고 있다 (덴마크에 합법적으로 거주한지 5년이 넘은 지금에서야 우리는 드디어 우리집을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다.). 2) 다주택 소유에 대한 세금도 높다 (두 번째 주택은 첫번째 주택과 세율이 다르고, 월세를 받을 경우 반드시 신고해야 하는 것이 의무이다). 이로 인해 부동산이 '투자 상품'이 아닌 '주거 공간'으로서의 본래 기능을 유지하게 하려는 정책이 강력하다.


덴마크식 주거 철학

덴마크 사람들에게 집은 '투자 수단'이 아닌 '삶의 터전'이다. 이런 인식의 차이가 안정적인 부동산 시장을 만드는 근본적인 동력이 되고 있다. 집값 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집을 바라본다. 이런 철학이 젊은 부부들도 부담 없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마치며

물론 덴마크와 한국의 상황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인구 밀도, 경제 구조, 사회 시스템 등 많은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덴마크의 사례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은 분명하다. 부동산이 투기의 수단이 아닌 주거의 수단이 될 때, 젊은 세대도 합리적인 가격에 안정적인 내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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