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서 배우는, 부모도 아이도 행복한 양육

비결 두번째 - 화내지 않기

by 덴마크육아일기

아이들이 어릴 때, 특히 두 살 터울의 올망졸망한 세 남매를 키우는 것은 정말 정신없는 일이었습니다. 한 아이를 보고 있으면 다른 아이가 뭔가를 엎지르거나 쏟고, 누군가 식탁에서 갑자기 떨어지거나, 머리를 박고 우는 일이 다반사였죠. 이런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다 보니, 때로는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곧이어 밀려오는 죄책감이 "나는 정말 엄마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동시에 "나도 사람인데 화가 나면 화낼 수도 있지. 지금 상황이 그럴 만하잖아"라며 스스로를 합리화하려는 마음도 있었고요. 아이들과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아이들이 잠든 후에는, 하루 동안 잘못했던 일들이 떠올라 저 자신을 초라하고 우울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화를 낸 날은, 엄마 자격 미달이라는 죄책감이 천근만근 마음을 짓눌르고, 아이들을 잘 키울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에 눈물짓기도 했습니다.


덴마크 사람들의 양육방식 두번째. 아이에게 화내지 않기


공립학교 교사인 친구에게 덴마크 교육의 철학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친구로부터 들은 덴마크 교육은 한마디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교육"을 추구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흔히 교육이라고 하면 지식을 전달하고 성적을 올리는 것에만 집중하기 쉬운데, 덴마크는 감정 조절이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능력을 교육의 핵심으로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야말로 평생에 걸쳐 가장 중요한 삶의 기술 중 하나입니다.


아이들을 훈육하는 것은 부모의 중요한 역할이자 책임입니다. 덴마크 부모들은 아이가 고쳐야 할 부분을 명확하게 짚어 훈육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아이가 납득할 때까지 끊임없이 설명해줍니다. 아이가 같은 잘못을 반복해도 화내지 않고, 더 여러 번 반복해서 아이가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아이에게 큰 소리로 화를 내거나 자신의 순간적인 감정을 아이에게 쏟아내는 것을 매우 조심한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덴마크 부모라고 해서 감정이 없고 분노가 없을까요? 그럴 리 없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꾹꾹 눌러가며 차분히 아이를 훈육하는 덴마크 친구들을 보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과 화를 내는 것을 별개로 구분하여 아이를 훈육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부모도 아이도 행복한 양육하기 - 두번째 도전. 화내지 않기


다시 그때의 저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저는 "아이에게 화내지 말자"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주는 행복과 미소 짓게 만드는 귀여움이 양육의 어려움을 뛰어넘게 하는 보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순간순간 몸도 마음도 힘들 때 감정을 제어할 수 없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 그 감정을 풀 수 있는 저만의 방법을 찾았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화가 날 때 찬물을 마시거나 깊은 호흡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의 방법으로 어떻게든 그 분노의 감정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았을 텐데요. 순간의 분노를 아이에게 쏟아내는 것은 아무 소용없을 뿐더러 의미도 없는 일이고, 오히려 아이에게 분노를 가르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화내는 엄마의 모습을 기억한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습니다.


번외. 어린아이가 있는 모든 가정을 위한 아이돌봄서비스


육아는 퇴근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 배우자가 바쁘거나 주변에 도와줄 손이 없어서 독박육아를 장기간 해야 하는 사람들은 감정과 피로가 쌓이고 또 쌓여 감정 조절이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저는 산후우울증이나 육아우울증이 이런 감정들이 해소되지 못하고 계속 누적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양육자의 마음이 건강하지 못하면 아이를 건강하게 양육하기가 어렵습니다.


일주일에 하루라도, 하루에 단 몇 시간이라도 육아로 몸과 마음이 지친 부모들이 쉴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육아지원서비스"를 제공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첫 아이를 낳았을 때, 신생아가 밤에 잠을 길게 자지 못할 때에, 낮에 집에와 신생아를 돌봐주시던 산후도우미 정부지원을 2주간 받았습니다. 누군가가 내 아이를 잘 돌봐준다는 믿음 덕분에, 편하게 낮 시간에 쉬거나 산책을 하며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금방 큽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손길이 많이 갑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지 않고 집에서 보육한다면, 하루에 한두 시간씩이라도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조용한 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도록,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전문 돌봄 인력이 집에 올 수 있는 제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맞벌이를 하는 부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중에는 회사를 다니면서 아이들을 돌보고, 주말에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다 보면 몇 년간은 피로가 누적되기 마련입니다. 맞벌이 부부들이 주말에 잠깐이라도 쉴 수 있도록, 그리고 쉬고난 후 충전된 에너지로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볼 수 있도록 주말에도 아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면 정말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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