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글쓰기3
제시어 : 도서관(내가 더위를 피하는 방법)
무더운 어느 여름날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였다. 하필이면 직장도 쉬는 날이었고, 넉넉하지 않은 급여 탓에 집에서 에어컨을 마음껏 틀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다. 30도가 훌쩍 넘는 실내에서 버티는 건 고문에 가까웠다. ‘더위 먹고 쓰러졌다가, 신문기사에 실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딘가로 피신이라도 해야 했다.
그렇다면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고, 무료로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한참을 고민했다. ‘그래, 지하철?’ 장애인 무료 승차권이 있으니, 순환 노선인 2호선을 타고 시원한 지하철을 무한 순환하며 탐험이라도 해볼까 싶었다. 하지만 너무 할 일 없는 사람처럼 보일까 싶어, 머릿속에서 바로 "땡!" 하고 지워졌다.
영화관에 가서 시원하게 영화나 볼까 싶었지만, 돈 내고 굳이 보고 싶은 영화가 없었다. 이것도 탈락. 그렇게 머리를 굴리던 중, 문득 집 근처에 있는 공공시설—도서관이 떠올랐다. 에어컨도 틀어져 있을 테고, 책도 읽을 수 있으니 제법 괜찮은 선택 같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도서관에 도착했다. 처음 가보는 곳이라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몰라, 눈치를 살피며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 하려고 애썼다. 도서관이 그렇게 조용한 공간인 줄은 미처 몰랐다. 전동휠체어의 모터 소리와 바퀴가 바닥과 마찰하는 소리가 생각보다 크게 울렸다. 나는 조용히 책을 찾아보고 싶었지만, 움직일 때마다 윙~~ 찌익~~ 하는 소리가 나서 얼음땡 놀이하듯, 한 바퀴 굴리고 멈추고, 또 한 바퀴 굴리고 멈추며 눈치껏 움직였다.
하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책 코너까지 가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더위를 피해 도서관에 왔다가, 오히려 눈치 스트레스만 잔뜩 받았다. 결국 책은 제대로 보지도 못한 채 도서관을 나왔다. 밖으로 나와 뜨거운 공기를 마주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도서관 안보다는 훨씬 편하고 시원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