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독서:무너진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살 수 있는거다"

by 에스더esther

치유가 화두가 되었다. 스스로의 치유도 필요하고,

또한 수 많은 이들에게도 치유가 절실하게 필요한

혼돈의 시절이다. 치유의 책 한 권을 찾아 읽는다.


저자인, 박은봉 작가는 책의 서문에서 말한다.


"지금 이 순간 혹독한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가 작은 위안과 희망이

될 수 있다면 내가 받은 도움을 되갚는 일이 되지

않을까. 그것이 바로 부끄러움과 망설임을 무릅

쓰고 이 책을 쓰는 이유이다. 고통의 원인은 사람

마다 다르지만 고통 자체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

한다. 누군가 이겨 냈으면 당신도 이겨낼 수 있는

거라고 말해 주고 싶다." (p. 10중에서)


왠지 책을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전부터 눈물이

난다. 조금 촉촉하게 스스로를 놔두기로 한다.

작가의 이야기는 어느 날, 갑자기 닥친 한 사건 앞에서 몸과 마음이 무너진 날로부터 시작된다.


불안을 동반한 우울증이라고 했다. 작가를 사로

잡은 병으로 인해서 일상이 무너져 내리는 날이

연속되었다고 했다. 심리치료와 약물에 의존하던 날들이 고통이라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작가에게 이해인 수녀의 시 한편이 찾아왔다.


[어떤 결심]

-이해인-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p. 39중에서)


하루씩 살기. 그래서 작가도 시인처럼 그렇게 살아

내기를 거듭했다. 미래는 고사하고 몇 달, 몇 주일

앞도 생각할 수 없었던 날들. 하루를 무사히 완주

하는데 집중하자고 했던 날들이었다.

전투하듯, 병과 사투를 벌이던 작가는 우울증이 습격했던 때로부터 2년쯤 후, 어느 날인가 부터

'치유일기'를 시작했다. 무려 여섯 번째 노트까지

채워진 후에야 치유일기는 끝이 났다.


작가는 글쓰기가 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글쓰기 중에서도 특히, 일기

쓰기의 치유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또는 학술적인 증명을 통해서 직접 온 몸과 마음

으로 체득한 것이다. 여섯 권의 치유일기는 바로 이 책의 귀한 내용이 되었다.


작가는 그렇게 재기를 꿈 꾸었다. 무너진 삶을 재건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그녀가 얘기하는 재기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첫째, 행복해지는 것

둘째, 다시 글을 쓰는 것이었다" (p.48중에서)


아이가 두 돌을 갓 지났을 때 가장이자 싱글맘이

되어 살아 온 세월. 경제적 문제와 사회의 편견을

딛고 살아낸 날들. 한국사, 세계사, 역사인물에

관한 이야기들을 썼다. 책으로도 출간이 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명성도 얻었고. 인세는

생활비로 채워졌다. 프리랜서였지만, 사실은 언프리(unfree)하게 지내온 시간들이었다.


대학 입학년도와 무려 이십년의 연차를 두고

대학원도 다녔고, 막연하게 오십쯤 나이가

들면 행복해 질거라고 생각했던 작가. 그러나

정작 오십이 되어 그녀의 심신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불안을 동반한 우울증에 협심증까지

보태져 절망은 훨씬 더 크게 증폭 되었다.


그러나 치유는 이미 절망 속에서 꿈틀대고 있는

중이었다. 걷기와 마음챙김, 그리고 심리학을

공부 하면서 작가는 차츰 희망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치유의 과정에서 발견한 인생의 교훈이 참으로 값진 것임을 깨달으면서.


"인생을 살면서 일어나는 사건과 다가오는 일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로 인해서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할 수는 있다. 사건은 언제

어디서든 내게 다가온다. 중요한건 그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이다.


첫 번째 화살은 어쩔 수 없을지라도

두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다." (p.123중에서)


작가는 바로 두 번째 화살을 피하는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는 슬픈 일만큼 좋은 일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진행형의 인생을 살아

가게 되었다. 그러니까 결국은 '마음먹기'에 달렸

음을 알아차린 것. 그런 치유의 과정이 온전하게

여섯 권의 치유일기에 담겼고, 지금 읽고 있는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났다.


이제 작가는 오직 지금, 현재의 삶에 집중한다.

컨트롤 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다가오면 마음의

쉼터를 찾는다. 하루 한 가지씩 좋은 일도 하며,

생각의 스위치를 끄고 가끔씩 평화에 젖기도 한다,


9년에 걸친 심신의 치유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을

맺는다. 출발할 땐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던 밤길

이었으나 지금은 새로운 희망이다.


"내 생각에 행복은 깔깔 거리는 웃음이 아니라

조용히 짓는 미소 같은 것이다. 행복은 완벽함도

아니고 멀리 있는 것도, 밖에 있는 것도 아니다.

안에서 차 올라 절로 느껴지는 것이다."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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