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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의 출근길, 아름다운 구속

"사각의 틀에서 누리는 복종의 자유"

by 에스더esther

한용운은 사랑을 노래한

당대의 시인 중에서

최고의 가객이다.


특히 복종을 노래할 때 더하다.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만

저는 복종을 좋아 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하지만 시인은 당차게

결연한 태도를 덧붙인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할 수 없어요,,,'


매일 아침의 출근길이 나에게는 어쩌면

회사에 대한 복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거의 한 번도 배신한 적이 없는 수십년의

복종을 이제는 조금씩 거스를 때가 온다.


사각의 틀 안에서 순응하던 구속은 사실상

자유의 다른 이름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

아름다운 구속이 한용운의 복종과도 결이

같으리라는 소심한 주장을 펼쳐 보이면서

오늘도 반짝이는 출근길을 걷는다.


퇴사를 하게 되면, 분명히 그리워하게 될

이 순간의 복종과 구속을 마음~껏 누려야

하겠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복종과

구속의 동지들이여, 열렬하게 자유하자.

아자, 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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