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년 만에 영화관을 독차지 하다

"한국영화로 리메이크 된 '조제' 관람기"

by 에스더esther

백만년만에 영화관에 왔다

앞줄에 아무도 없었던 적은

탄생 이래로 처음 경험이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원작인 일본영화를 보고난 후

바로 이어 보게 된 영화, 조제


좋아하는 배우들이기도 했고

원작의 감흥도 식지 않았기에

보는 내내 잔잔한 파문이 일어


함께 웃기도 하고 덩달아 울다

가지고 있던 손수건 마저 흠뻑

눈물 방울 닦아 내느라 젖는다

영화 속 풍경은 단아하고

조제를 사랑하는 남자의

표정은 한 없이 애절해서


그들이 처음 만나던 날의

아련했던 감정선을 따라

헤어지던 순간까지 함께


밥을 먹고 위스키를 마시고

놀이동산에 가고 수족관의

물고기도 실컷 보러 다녔다


사랑했지만 헤어졌는지

헤어져서 더 사랑했는지

알 수 있는 깜냥이 아니라

조제 포스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한참동안 고개 숙이고


다른 이들의 곁눈질을

애써 참아 내어야 했다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조제의 상상 속에서나마

달려간 스코틀랜드에서

홀짝 홀짝 여운을 마셨다


아무래도 한참의 시간동안

조제의 묘한 사랑법에 빠져

허우적댈 것 같은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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