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술, 오늘은 남산이다
"feat. 최승자의 <이 시대의 사랑>"
by 에스더esther Jan 25. 2021
나는 말술, 오늘은 남산이다
친구들이 들으면 포복절도할
말술이야기는 말만 술이라는
숨은 뜻을 품고 있어 정겹다
최승자를 고딕으로 만난다
이 시대의 사랑이 쓰라리게
춤을 추며 밤을 달리고 있어
그녀의 시는 자꾸만 슬프다
'일찍이 아무것도 아니었던'
한 사람의 생애가 다가오니
흐르는 강물처럼 태연하게
발효된 효모로 취하고 만다
청춘시절의 초입에 만났던
문학동인의 멘토가 유난히
친하다고 자랑했던 그녀의
시를 취해서 자꾸 읽다보면
나도 형광 표지의 시인처럼
뭇별이 될 수 있을지도 몰라
별을 바라 보는 지구의 꿈이
푸른 숨 쉬게 될지도 모르고
남산을 마시고 말술이 되어
최승자에 취하고 밤 별빛에
물들어 가는 이 밤이 문득,
곱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