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술, 오늘은 남산이다

"feat. 최승자의 <이 시대의 사랑>"

by 에스더esther

나는 말술, 오늘은 남산이다

친구들이 들으면 포복절도할

말술이야기는 말만 술이라는

숨은 뜻을 품고 있어 정겹다


최승자를 고딕으로 만난다

이 시대의 사랑이 쓰라리게

춤을 추며 밤을 달리고 있어

그녀의 시는 자꾸만 슬프다


'일찍이 아무것도 아니었던'

한 사람의 생애가 다가오니

흐르는 강물처럼 태연하게

발효된 효모로 취하고 만다

청춘시절의 초입에 만났던

문학동인의 멘토가 유난히

친하다고 자랑했던 그녀의

시를 취해서 자꾸 읽다보면


나도 형광 표지의 시인처럼

뭇별이 될 수 있을지도 몰라

별을 바라 보는 지구의 꿈이

푸른 숨 쉬게 될지도 모르고


남산을 마시고 말술이 되어

최승자에 취하고 밤 별빛에

물들어 가는 이 밤이 문득,

곱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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