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
언어가 틀에 박히면 생각도 틀에 박혀서 생각 지도 못한 뜻밖의 생각은 불가능합니다.
타성에 젖은 언어를 반복해서 사용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동원하는 언어의
틀에 갇힙니다. ,,,
우치다 타츠루의 <소통하는 신체>에 '언어의
해상도'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해상도가 좋은
카메라로 사물을 찍으면 사진 이미지가 선명
하지요. 반면 해상도가 낮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형체가 분명하지 않고 뿌옇습니다.,,,
언어의 해상도를 높이는 방법은 여러 분야의
책을 편식없이 읽고 적확한 개념을 적재적소
사용하는 아름다운 문장을 많이 만나는 것입
니다. (p.116~117중에서)
사유는 비자발적인 한에서만 사유일 수 있고
사유 안에서 강제적으로 야기되는 한에서만
사유일 수 있다. 사유는 이 세계 속에서 불법
침입에 의해 우연히 태어날수록 절대적으로
필연적인 것이 된다. 사유 속에서 일차적인
것은 불법 침입, 폭력, 적이다.(p.175중에서)
마투라나는 생명체의 모든 진화를 자연표류로
설명합니다. 산 정상에서 물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고 가정할 때 물이 흘러 내려오다가
바위도 만나고 나무뿌리와 각종 풀, 구덩이를
만나면서 언제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를 자연표류라고 합니다.
이렇게 저렇게 흘러 다니면서 여기 부딪쳤다가 저기 부딪치고, 또 다시
부딪치는 과정에서 환경과 만나면서
생명체의 신체구조가 바뀌고, 다시
바뀐 신체구조가 거꾸로 환경을 바꿔
나가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생명체는
진화를 거듭하지요. (p.203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