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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독서 : 아이러니스트 3

유영만

by 에스더esther

'비트겐슈타인'부터 '움베르토 마투라나'까지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철학'의 세계를 펼친

철학자로 오스트리아 태생이다. 우리들의

사유를 지배하고 있는 언어가 어떻게 철학

으로 거듭나는지 유영만 교수를 통해 본다.


언어가 틀에 박히면 생각도 틀에 박혀서 생각 지도 못한 뜻밖의 생각은 불가능합니다.

타성에 젖은 언어를 반복해서 사용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동원하는 언어의
틀에 갇힙니다. ,,,

우치다 타츠루의 <소통하는 신체>에 '언어의
해상도'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해상도가 좋은
카메라로 사물을 찍으면 사진 이미지가 선명
하지요. 반면 해상도가 낮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형체가 분명하지 않고 뿌옇습니다.,,,

언어의 해상도를 높이는 방법은 여러 분야의
책을 편식없이 읽고 적확한 개념을 적재적소
사용하는 아름다운 문장을 많이 만나는 것입
니다. (p.116~117중에서)

결국, 책이다. 유영만 교수의 해상도 높은 언어는

적확한 개념을 파악하는 책 읽기로 요약된다.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의미는 그것이 지시하는

대상과 일치한다'라고 하였다. 그의 전기철학은

대상을 '그림'처럼 보았다면, 비트겐슈타인 후기

철학은 대상을 '개념'으로 보았다고 유영만 교수는 소개한다. 그의 해석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언어의 의미를 알고 싶으면 그 언어가 어떤

맥락에서 쓰이고 있는지 용도를 물어보라는

것입니다.,,,언어는 의미가 아니라 사용이

결정합니다." (책p.124중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가 사고의 한계를

규정한다'고도 했다. 유영만 교수 또한, 경지에

이른 사람의 남다른 언어사용 방식을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 모두가 '자기만의 언어로 독창적인

삶의 세계를 열어 가는 예술가'라고 얘기해 주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소개하는 철학자는 '마이클 폴라니', 조금

낯선 이름이다. 물리학자이면서 철학자이기도 한

마이클 폴라니는 '개인적 지식' 혹은 '인격적 지식'

이라는 저술을 남겼다. 평생에 걸쳐 지식이 인격적

지식일 수밖에 없음을 다양한 방식으로 주장했던

철학자. '지식의 습득과 형성에 있어서 인간 주체의

참여 의지와 열정, 그리고 주체적인 의미 부여의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 지는지를 밝히는데 일생을

바친(p.146중에서)' 마이클 폴라니가 고맙다.

드디어, 질 들뢰즈다.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너무

어렵기만한 철학자, 들뢰즈는 '차이와 반복'이라는

개념으로 유명하다.

사유는 비자발적인 한에서만 사유일 수 있고
사유 안에서 강제적으로 야기되는 한에서만
사유일 수 있다. 사유는 이 세계 속에서 불법
침입에 의해 우연히 태어날수록 절대적으로
필연적인 것이 된다. 사유 속에서 일차적인
것은 불법 침입, 폭력, 적이다.(p.175중에서)

역시 어렵다. 유영만 교수는 들뢰즈의 철학을

통해 '삶을 바꾸지 않고는 생각을 바꿀 수 없다'

라고 사유한다. 매일 미묘한 차이를 반복하는

과정 중에서 삶이 바뀌고 생각이 바뀐다는 그의

해석을 오히려 반갑게 받아 들임으로써 들뢰즈

철학의 난이도를 극복해 본다.


일곱 번째, 움베르토 마투라나의 철학은 방랑의

개념을 가져온다. 칠레의 인지생물학자인 그는

특이하게도 심리학이 아니라 생물학을 근간으로

철학을 펼치고 있다.

마투라나는 생명체의 모든 진화를 자연표류로
설명합니다. 산 정상에서 물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고 가정할 때 물이 흘러 내려오다가
바위도 만나고 나무뿌리와 각종 풀, 구덩이를
만나면서 언제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를 자연표류라고 합니다.

이렇게 저렇게 흘러 다니면서 여기 부딪쳤다가 저기 부딪치고, 또 다시
부딪치는 과정에서 환경과 만나면서
생명체의 신체구조가 바뀌고, 다시
바뀐 신체구조가 거꾸로 환경을 바꿔
나가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생명체는
진화를 거듭하지요. (p.203중에서)

마투라나의 생물학적 개념의 철학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모든 생명체는 혼자 외롭게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환경과의 상호작용임을 받아

들이는 것'(p.207중에서)으로 나름대로의 사유를 재건축하기로 한다.


힘들게 받아 들이는 철학의 범주가 생소하면서도 특별하다. 이제 다음번으로 유영만 교수가 소개할 '미셸 푸코'부터 '브뤼노 라투르' 까지의 세계를 한껏 기대하며, 윌 비 백!!!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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