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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학교 시리즈 3. 돈

돈에 관해 덜 걱정하는 법

by 에스더esther

How to worry less about money

제목 그대로 이 책은 돈 '걱정(worries)'에 관한

내용이다. 돈 '문제(troubles)'에 관하여 적은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걱정과 문제,

둘은 어떻게 다른걸까?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서 밝히는 결정적 차이는

바로 긴급성이라고 한다.


일단 '문제'는 긴급하다. 당장 직접적인 행동이
요구된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다. "자동차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통장 잔고가 바닥이네",
"이번 달 카드값이 연체되면 어떡하지?"등...
이러한 돈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돈을 더 많이 벌거나, 지출을 줄이는
것.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빚이 많다면, 개인
파산절차를 밟는 것도 방법이다. 두 번째로는
없으면 없는 대로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돈 '걱정'은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나 사실을 언급하기보다, 돈을 걱정
하는 당사자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쉽게
말해 걱정은 '내 통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가 아니라, '내 머릿속에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

(p.21~21)


이 책의 설명에 따르면 일단 문제는 '긴급성'이다.

당장 직접적으로 채워야 할 경제적인 곤란이다.

반면에, 돈 걱정은 그리 긴급하지가 않다. 또한

걱정은 자유롭게 시간을 넘나 든다. 현재가 아닌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넘어 간다는 말이다.


그래서 돈 걱정은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상상이나 감정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

따라서 이 책에서는 돈에 대한 걱정을 고찰하는

것은 돈 문제를 다루는 것과 전혀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돈 걱정은 경제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문제에 가깝고, 은행잔고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의 정신에 관한 문제다.
(p.36)

이 책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우리의 걱정을

구체적으로 살펴 보는 일이다. 잠재된 질문을

통해 걱정의 실체로 들어가는 것이다. 아마도

질문을 시작하자마자 우리가 하고 있는 걱정이

상당히 막연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말이다.

돈과 잘 사는 삶은 어떤 관계일까? 내면의 평온과

활기라는 측면에서 보면 결코 돈이 많다고 해서 더

행복한 것은 아니다. 저자의 이러한 생각에 완전히

동의한다. 그러면서도 돈은 힘과 영향력의 원천인

것을 부연 설명하고 있다. 돈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단, 선과 결합 되었을

때에만 가능하며 선은 우리의 마음과 성격이 지닌

훌륭한 능력임을 강조한다.


특히, 살면서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라는 도발적

질문을 받고 잠시 잠깐 숨을 고르게 된다. 글쎄?


아무 생각없이 "당연히 많으면 많을 수록 좋지!"
하는 식의 대답을 툭 던져서는 안 된다. 돈이
인생의 구성요소 중 하나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인지한 후에, "내 인생에는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해야만 한다. (p.112)

이 책에서는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이나 재테크의

전략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조금은 더

철학적인 의미에서 돈과 삶에 대해 고민해야 될

주제들을 제시한다. 결국, 돈에 대한 질문들에

대한 정답이 없다는 말일 수도 있다.


돈 없이도 충만한 인생을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

들에게 얻는 뜻 밖의 교훈으로 이 책의 마무리가

이루어 진다.

현대사회에서 가난에 대한 두려움은 너무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고 만연해 있다....
가난의 미덕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진심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든 집단적 으로든 우리 스스로를 교육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가난의 고통을 외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끊임없는 번뇌에 대하여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p.241)

결론적으로(결론이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책의 도입부에서 얘기한 것처럼 돈 '문제'와

돈 '걱정'은 다르다. 걱정은 상상이나 감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하는

돈 '걱정'은 거의 대부분 관계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돈과의 관계에서는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 내는게 중요하다.


이 책은 돈과의 관계에서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볼프강 폰 괴테를 꼽았다. 그는 돈에 대해 결코

무관심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친 걱정도

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돈과 돈 걱정은 그의 내면을 지배하지 못했다. 그는 놀라운 섬세함으로 사랑과 아름다움에 관한 글을 쓸 수가 있었다.반면, 돈에 관해서는 완전히

현실적이고 실용적이었다. 그러면서도 인생에서

더 크고 더 중요한 것을 탐구하는 가치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 (p.253)

p.s. 괴테처럼 인생에서 '돈'과의 관계를 잘 맺는

사람이고 싶다. 그래도 어쨋든 '돈'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저 하늘 솜털구름처럼!!!

photo by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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