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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학교 시리즈 4. 시간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는 법

by 에스더esther

How to thrive in the digital age

이 책은 친절하게 시작한다. 표지 글에서 이미

핵심을 찬찬히 가르쳐 주고 있기 때문이다.

삶의 속도가 아무리 빨라져도,
결국 우리는 인간이다.

몸의 일부처럼 함께 눈 뜨고 잠 드는 스마트 폰,
깨어 있는 내내 우리의 눈과 손을 꽁꽁 묶어놓는
인터넷, 공기 같은 와이파이....

과연 디지털 라이프는 축복일까, 재앙일까?
이 넘치는 정보들은 어떻게 통제할 것이며,
인터넷에 남긴 내 흔적들은 어디를 떠돌고
있을까?

상상불가의 속도로 질주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인간답게 제대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디지털 시대에도 과연 깊고 농밀한
사유는 가능할 것인가?

삶에 깊숙이 파고 들어 이미 우리를 좌지우지

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정체성과

자존감을 지키는 법, 온갖 유혹과 가벼움속에서도

무조건적인 'yes'가 아닌 'no'를 감히 외침으로써

인간성을 잃지 않는 법을 고찰한다....

(표지 설명 중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월든>에서 숲에 들어간

이유를 솔직 담백하게 노래 했다.

내가 숲으로 들어간 이유는 삶을 마음먹은 대로 살아보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오직
삶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마주 하면서,
삶이 가르쳐 주는 것들을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서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내가 헛되이 살지 않았노라고 깨닫고 싶어서
였다. 산다는 것은 그토록 소중한 일이기에
나는 진정한 삶이 아닌 삶은 살고 싶지가
않았다.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기도 했다. 나는 깊이 있는
삶을 살며 삶의 모든 정수를 빨아들이고 싶었다. <월든>중에서

역시 소로우의 노래는 여전히 몸과 마음을 촉촉히

적신다. 누구라도 그처럼 살아보고 싶지 않으랴.

지금의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소로우처럼 깊이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에서는 바로

그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한다.


'디지털 세상 속에서 우리의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주제로 접근을 시작한다.


"세계의 기술을 다 동원해도 그 양을 손톱만큼도

더 늘릴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

(p.41)


멋진 말이다. 디지털 영토는 어지럽게 돌아가는

거대한 소용돌이지만, 그래도 하루 24시간을

줄이거나 늘리지 못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책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내용은 구글이나 페이스 북, 아마존이나 애플과 같은 거대한

디지털 기업에 대한 스캔으로 이루어 진다.


또한 온라인 혁명이 가져온 포르노나 오락의

중독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물리적인

시간을 늘이거나 줄일 수는 없지만, 디지털

세계에서 보내는 시간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유저들을 유혹하고 있는 정서적 시간인 것이다.


예측 가능성과 반복 가능성은 디지털 영역
에서 누리게 되는 최고의 기쁨 중 하나이다.

누구나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고,
발전과 성공을 체험할 수 있다.

지루함과 소외감에 빠진 사람들은 현실세계
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쉽게 삶의 만족도를
끌어 올릴 수 있고, 참을 수 없는 상황으로부터
도망갈 수도 있다. (p.178)


가상세계에서의 활약을 설명한 글이다. 최첨단의

기술을 통해 여러가지 디지털 세계에서의 기적이

만들어 지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우리가 명심해야 될 것을 일러준다.


"이런 시대를 사는 우리는 무엇보다도

이 점을 꼭 명심해야 한다.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것.


또한 그런 순한 시스템의 쾌락과

휴식을, 성가시고 완벽하지 못한 일인

전인적 인간이 되는 것과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이다. "(p.182~183)


디지털을 통한 연결이 활발해지면서 새롭게

접근이 이루어 지는 정치에 대해서도 다룬다.

수천명, 아니 수백만명 단위의 정치적 결집에

관심 갖거나 참여하는 것 모두가 가능한

21세기에는 우리가 참여를 의식하든 아니면

안 하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지방자치에서부터 과세, 투표, 개인정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전 세계의 디지털

네트워크로 꾸준히 이동하면서 정치적 관여에

대한 적극성과 소극성 모두 꾸준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p.191)


디지털 정치에 관한 한, 우리 모두가 빠르게

성숙해져야 할 것을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시간이란 무엇일까? 디지털 세계에서의 시간과

현실 세계에서의 시간은 얼마나 닮았고, 또 얼마 만큼 이질적일까? 하는 물음을 갖게 해준 책이다.


맺음말로 이어지는 마무리에서는 귀 담아 들어야

할 조언들을 들려 주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살아

남는 법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이전까지 접해본 적 없는 도전을
받고 있다. 기계들의 번개같이 빠른 연산력과
무한한 능력으로부터, 수십억 인구의 디지털
존재로부터, 십억의 또 십억 배에 이르는
데이터로부터,

그리고 이러한 것이 인간의 독보성과 힘에
대한 우리 자신의 의식에 던지는 의미심장한 의미로부터. 하지만 우리는 행동 면에서나
통찰 면에서나 지난 역사가 부러워할 만한 기회를 마주하고 있기도 하다.

잘 살아남는다는 것은 이런 도전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럴
준비가 되어 있을까? 모두 다 그렇진 않으며
항상 그렇지도 못하다. ...

따라서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원을 켜고 부팅을 하고 접속을 하면서,
동시에 우리들 스스로 바람직한 모습을
찾아 나가는 일이다.
(p.214~215)

p.s.이 책이 쓰여진 2013년보다 지금, 이 시간의

세계는 또 다른 디지털 혁명이 진행 중이다.

바로, 메타버스의 세계다. 저마다의 아바타가

본질적인 캐릭터를 대신하는 그야말로 가상의 공간이 점점 현실로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 남아야겠다.

여러분도, 그리고 나도 말이다. 모두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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