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처럼 살아가기 9]

동해 어달항, 파도에 맞서는 강인한 등대들

by 에스더esther

무서운 기세로 달려드는 파도

무서운 기세로 달려드는 파도를 만났다. 어찌나 사나운 표정으로 바다를 초토화 시키는지 주춤 주춤 뒷걸음 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작 온몸으로 받아내는건 성난 바다위, 암초 등대.


닮고 싶다. 의연한 자세로 세상을 이겨내는 모습. 제 자리에서 고스란히 파도와 맞서고 있는 강인한 의지를 빌려오고 싶다. 그러면 어느 정도는 지금의 부조리한 일상을 극복할 수 있을 테니까.

동해, 어달항 등대


파도를 위로하는 등대

어쩌면 파도는 등대를 향하여 위안을 얻고싶은 열망을 표현하는 건지도 모른다. 성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지독하게 약한 것일지도.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을 핑계삼아 우는 중일수도 있다.


등대는 다 알고 있는게 분명하다. 모르는 척, 그저 있는 그대로의 파도를 받아주는 것. 우울한 파도의 심술을 다 헤아리는 것이다. 그래서 더 든든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따라하고 싶은 등대의 너그러움.

말처럼 달리는 등대


함께 험난한 돌풍을 이겨내는 용기

가끔은 질주하는 등대를 만나기도 한다. 넘실 넘실 험한 바다를 헤치고 말처럼 달린다. 아니, 달리는 듯 보이는 등대의 실체는 암초 위에서 굳건히 파도를 이겨내는 중이다.


때로는 타이타닉처럼 아슬 아슬하게 방파제 끝에 서 있는 등대. 바다와 위태롭게 대면하고 있는 등대를 향해 손길을 뻗는다. 허리춤을 꽉 붙잡는다. 함께 험난한 돌풍을 이겨내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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