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_편성준
편성준 작가의 책, <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로
봄 날을 즐긴다. 최근 글쓰기 수업의 스승님으로도 만났던
작가의 책은 살짝 웃긴 글이 가득하고, 그래서 잘 쓰여진
한 폭의 풍경이다. 흩날리는 벚꽃 보다도 더 운치 있다.
"유머와 위트가 당신의 글을 살린다"는 프롤로그의 대문
멘트가 마음 속 어딘가에 폭싹, 주저 앉는다. 나는 도대체
어떤 글이 쓰고 싶은 건지에 대한 5지 선다중 하나로 나온 정답 문항인 듯도 싶다. 사실, 나도 살짝 웃긴 글을 써보고
싶기는 하다. 사람들하고 어울려 말할 때는 제법 유머있는
대사도 가끔 치는 나로서는 글에서도 실력을 뽐내고 싶다.
작가는 유머와 위트있는 글을 쓰기 위한 지름길을 살짝
공개해 준다. 먼저, "지금 옆에 있는 소설이나 에세이,
역사 책 아무거나 좋으니 하나 골라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라"(p.22)라고 다정한 가스 라이팅으로 유혹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펼친 책을 약5분간 뒤적인 뒤 마음에
드는 구절을 하나만 찾아라. 그리고 그 구절에 대한 짧은
생각을 자유롭게 써 보라"(p.23)고 말한다. 착한 제자로
변신한 내가 지금 곁에 있는 작가의 책을 아무 페이지나
화라락 펼쳐본다. 47페이지가 나온다.
와우, 나쓰메 소세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것도 나의
최애 소설 중 하나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출현이다.
짧은 구절을 골라보면 고양이가 점심을 먹고 낮잠 즐기는
영어 선생인 주인을 향해서 "위도 나쁜 주제에 많이 먹고
툭 하면 잔다"며 흉 보는 장면에 눈이 간다. 재미있다. 바로
이 구절에 대한 짧은 생각을 자유롭게 쓰라는 것이렸다.
나쓰메 소세키 선생을 향해, 거침없이 흉을 보는 너,
고양이는 위도 괜찮고 많이 먹지도 않니?그리고 또
툭하면 자지도 않니?주인 흉을 보면서 혹시 너도
점심 먹고 낮잠 즐기는 중은 아니니?..." 이렇게 막
아무 말이나 짧은 생각을 자유롭게 써 보니 좋다.
p.s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읽는다. 이제 셔플댄스를
하러 갈 시간이기 때문이다. 춤 잘 추고, 봄 비 맞으며
떨어지는 벚꽃 잎에 취할 준비를 하고 나간다. 우연히
나쓰메 소세키의 '생각할 줄 아는 고양이'를 만난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다. es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