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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건에게 물었다

"그렇게 사는게 괜찮냐고"

by 에스더esther

손수건은 늘 가방 속에 있다가

중요한 순간에 짠 하고 나타난다

눈물도 닦아주고

심지어는 콧물까지도


온갖 뒤치닥거리 다 해주는

손수건에게 한번도 묻지 않았다

그렇게 사는게

힘들지 않느냐고


사람사전에서 대신 질문하니

손수건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조금도

힘들지 않다고


제법 의젓하게 토닥여주며

너무 열심히 살지 말라고 한다

울고 싶을 땐

그냥 울어도 된다고


기가 막힐 정도로 손수건에게

위로를 받고 조금 울어 보기로 한다

짠내 나는 눈물을

손수건이 다가와 닦아줄테니까


그리고 다시 웃는다

얼레리 꼴레리 놀려도 괜찮다

다시 가방 속 깊이

손수건을 감추어 두고


오늘이라는 시간의 숲을

당당하게 걸을 수 있으니 좋다

눈물이든 콧물이든

맘껏 흘려도 괜찮으니 참 좋다


to: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한 손수건 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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