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다는 게 바로 이런 모습을 두고 말하는 걸까.
작지만 드넓던 곳. 드레스덴과 비슷했지만 드레스덴 보다는 더 푸르고 밝았다.
오스트리아는 어디서든 분수에서 물이 콸콸.
분명 과거 궁전이었다 했는데 궁전 안 드넓은 정원은 동네 사람들의 공원이 되어있었다. 동네에서 제일 연세 많은 어르신보다 먼저 세상에 나왔을 법한 나무들. 그리고 그 나무 밑 벤치에 앉아 체스를 하는 두 훈훈한 청년. 푸르고 넓은 잔디에서 배드민턴을 치던 남매인지 젊은 연인인지를 구경하는 것도 참 좋았다. 할머니와 즐겁게 공을 차던 남자 아이도 있었고. 친구들과 벤치에 앉아 이 아름다운 광경을 바라보면서 언젠가 이런 공원을 만드리라, 우리 동네에도 이런 공원이 있었음 하며 한참 동안이나 수다를 떨었다. 어느새 우리도 그 동네 주민이 되어 공원의 그 푸른 여유를 만끽하면서.
해는 밝게 비추지만 바람은 선선하게 부는 날씨가 참 마음에 들었다. 거기에 어우러진 푸른 경치도. 어쩜 작은 도시에 이리도 넓은 녹지와 산맥이 펼쳐져 있는 건지. 멋지게 흐르던 강도 덤으로.
좀 마음에 든다. 잘츠부르크.
유럽여행을 가기 전, 더 예쁘고 멋진 몸매를 갖겠다며 먹는 것도 신경 써서 먹고 운동도 하면서 열심히 노력했었다. 실제로 좀 빠지기도 했고, 체력증진에도 큰 도움이 되기는 했다. 그렇지만 역시나 나에게 먹는 즐거움은 너무나도 크고 유럽까지 와서 다이어트니 어쩌니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기에 열심히 즐겼다.
비록 몸은 다시 돌아온 것 같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다시금 느낀 것은 결국 내가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고 힝상 그러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외모에 대한 대중적인 시각이 너무나도 고착화되어있는 이 시대에 외모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는 없는 법. 그럼에도 나는, 나를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던 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