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첫 유럽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스블루 Aug 28. 2015

작고 넓은 잘츠부르크

평화롭다는 게 바로 이런 모습을 두고 말하는 걸까.

당일치기, 잘츠부르크.

작지만 드넓던 곳. 드레스덴과 비슷했지만 드레스덴 보다는 더 푸르고 밝았다.


오스트리아는 어디서든 분수에서 물이 콸콸.



분명 과거 궁전이었다 했는데 궁전 안 드넓은 정원은 동네 사람들의 공원이 되어있었다. 동네에서 제일 연세 많은 어르신보다 먼저 세상에 나왔을 법한 나무들. 그리고 그 나무 밑 벤치에 앉아 체스를 하는 두 훈훈한 청년. 푸르고 넓은 잔디에서 배드민턴을 치던 남매인지 젊은 연인인지를 구경하는 것도 참 좋았다. 할머니와 즐겁게 공을 차던 남자 아이도 있었고. 친구들과 벤치에 앉아 이 아름다운 광경을 바라보면서 언젠가 이런 공원을 만드리라, 우리 동네에도 이런 공원이 있었음 하며 한참 동안이나 수다를 떨었다. 어느새 우리도 그 동네 주민이 되어 공원의 그 푸른 여유를 만끽하면서.



해는 밝게 비추지만 바람은 선선하게 부는 날씨가 참 마음에 들었다. 거기에 어우러진 푸른 경치도. 어쩜 작은 도시에 이리도 넓은 녹지와 산맥이 펼쳐져 있는 건지. 멋지게 흐르던 강도 덤으로.



좀 마음에 든다. 잘츠부르크.




유럽여행을 가기 전, 더 예쁘고 멋진 몸매를 갖겠다며 먹는 것도 신경 써서 먹고 운동도 하면서 열심히 노력했었다. 실제로 좀 빠지기도 했고, 체력증진에도 큰 도움이 되기는 했다. 그렇지만 역시나 나에게 먹는 즐거움은 너무나도 크고 유럽까지 와서 다이어트니 어쩌니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기에 열심히 즐겼다.

 

비록 몸은 다시 돌아온 것 같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다시금 느낀 것은 결국 내가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고 힝상 그러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외모에 대한 대중적인 시각이 너무나도 고착화되어있는 이 시대에 외모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는 없는 법. 그럼에도 나는, 나를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던 간에.

매거진의 이전글 빈. 그리고 채워가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