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의 마지막 기록
베르사유 궁전, 오르세 박물관, 몽쥬 약국, 노트르담 성당.
정말 자유여행으로 스무 살 여자 셋이서 파리를 이렇게 즐겼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 뮤지엄 패스로 정말 다 즐기고, 노트르담 성당 꼭대기까지 올라서 에펠탑 점등식을 구경하는. 파리를 제대로 즐겼다고 감히 말한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다 보았다는 게 정말, 박물관 구경하고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여행을 떠나면 그저 쫓아다니기만 했던 나에게는 엄청난 일. 매일을 발이 터지도록 걸으며 그만큼 아름다운 순간들을 경험하는 일. 참 값지고 행복한 시간들이다.
그리고 너희와 함께해서 너무 행복해. 재미지게 보람차게 즐기다가 돌아가자.
파리는 낭만의 도시라는 게 정말 맞는 말 같다. 정돈도 되어있지 않고, 딱딱 모든 것이 맞춰진 듯한 영국과는 달리 지나친 자유분방함. 런던은 알 것 같아서 여유 있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면 파리는 점점 모르겠고 예측할 수 없어서 무지 힘들었지만 그 안에서 여유를 갖고 즐기는 법을 배운 것 같다. 힘들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 그런 삶을 살아가야지. 어떤 도시에서든 밤이 되어갈 즈음은 정말이지 아름답더라는 거. 나는 항상 그 시간이 설레고 흥분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