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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ther Schipper May 16. 2023

Nathan Carter

네이선 카터 개인전


에스더쉬퍼는 네이선 카터(Nathan Carter) 개인전, 《Faction De Femmes, Lady Lieutenants And The Triangular Trixic Cryptical Curvy Constellation》을 2023년 4월 8일부터 5월 20일까지 에스더쉬퍼 파리에서 선보입니다. 네이선 카터의 작업은 주로 허구의 세계(fictional world)를 강조합니다. 작가는 스토리텔링의 요소들을 통합해 초현실적인 에로틱 일러스트, 지도학(cartography), 천체 항법 차트, 전복적 음악, 아웃사이더 하위문화, 추상의 역사 등 동시대의 시각문화와 대중매체부터 미술사와 역사학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레퍼런스로부터 영감을 받습니다.  


Exhibition View, Nathan Carter, Esther Schipper, Paris (2023)


네이선 카터의 최근작은 ‘자아 발견(self-invention)’의 문제를 탐구합니다. 이번 전시 《Faction De Femmes, Lady Lieutenants And The Triangular Trixic Cryptical Curvy Constellation》은 사진작가 댄 에스타브룩(Dan Estabrook), 메르세데스 젤리넥(Mercedes Jelinek)과 협업하여 작업한 사진 작품과 네이선 카터의 최신 조각, 회화 작품을 통해 자아 발견에 대한 문제를 시각적으로 풀어냅니다. 


Exhibition View, Nathan Carter, Esther Schipper, Paris (2023)


Nathan Carter, Dan Estabrook and Mercedes Jelinek, Demon Of Darkness, 2023


Nathan Carter, Dan Estabrook and Mercedes Jelinek, La Cuntessa, 2023


네이선 카터는 2020년 초부터 에스타브룩과 협업하여 자신의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탐구하며 발견한 또 다른 자아인 ‘성과 죽음의 여신 마스(이하: MARS)’가 등장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2021년에는 젤리넥이 합류하여 작업을 발전시켰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세 작가가 협업해 제작한 작품을 최초로 공개합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MARS는 다양한 상황에서 에로틱하고 도발적인 포즈를 취합니다. 검은 망토, 망사 스타킹, 짧은 치마, 하이힐, 헝클어진 가발, 박쥐 같은 날개, 뾰족한 손톱 등 일종의 표식 같은 특징을 지닌 MARS는 관객을 때로는 장난스럽게, 유혹적으로, 또는 도전적으로 응시합니다. MARS의 모습은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의 춘화, 영국의 패션 사진작가인 세실 비통(Cecil Beaton)이나 이본 미들턴(Yvonde Middleton)이 촬영한 1920년대 영국 귀족의 초상, 1960년대 스웨덴 사진작가 크리스터 스트롬홀름(Christer Strömholm)이 촬영한 파리의 트랜스젠더 여성들, 피에르 몰리니에(Pierre Molinier)의 초현실주의 이미지, 1980년대의 유토피아적 공동체와 포스트 펑크 하위문화의 이미지들 등 광범위한 역사적 이미지를 참조합니다. 네이선 카터의 사진 작업은 여성에 대한 전통적 개념을 비틀어 ‘자아 발견’에 대한 사상과 문화의 변천사를 시각적으로 재맥락화합니다. 


Nathan Carter, Dan Estabrook and Mercedes Jelinek, Ahh... Jesu Maria!!, 2023

                    

Exhibition View, Nathan Carter, Esther Schipper, Paris (2023)


Exhibition View, Nathan Carter, Esther Schipper, Paris (2023)


네이선 카터의 조각과 회화 작품 역시 여성의 해부학적 구조와 꽃의 형태를 암시하며 사진 작업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작가는 조각 작업에서 신적 존재를 그린 듯한 섬세한 선형 요소와 천진난만한 듯 매달려 있는 추상적 모양들을 결합합니다. 네이선 카터의 회화 작업에 나타나는 다양한 곡선과 형태는 서로 교차하며 형태가 없는 추상화 또는 인체 해부학을 동시에 연상케 합니다. 


네이선 카터의 작업 전반에 드러나는 시각 언어는 지극히 개인적입니다. 작품에 나타나는 곡선, 색상, 모양들은 때로 전복적이거나 계시적인 행위가 되며, 또한 작가 자신의 트랜스젠더 정체성의 자기 결정권에 대한 주장이 되기도 합니다. 네이선 카터의 작품과 전시는 유머러스하고 유쾌합니다. 이는 단순히 하위문화의 활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으나 네이선 카터 작품의 핵심은 정보, 시각문화, 미술, 음악, 대중문화 등 다양한 학제적 접근 방식을 결합하여 새로운 시도와 관점을 도출하며 자유로운 창의성을 지녔고 전통적인 개념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시각적으로 탐구하고 실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Exhibition View, Nathan Carter, Esther Schipper, Paris (2023)


Exhibition View, Nathan Carter, Esther Schipper, Paris (2023)


Exhibition View, Nathan Carter, Esther Schipper, Paris (2023)


Exhibition View, Nathan Carter, Esther Schipper, Paris (2023)



글쓴이: 이채원 (Digital Humanities, University of Cologne)

Photos: © Andrea Rosse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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