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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트라 Oct 11. 2023

제가 성본 변경하려는 이유는요.

엄마 성씨로 바꾸기 위한 여정 - 사건 청구서


"저는 제 이름이 성씨까지 불리면 트라우마를 겪습니다.

국가 헌법의 행복추구권, 저는 더 이상 부친과 성으로라도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

이에 판사님께 제 성과 본을 변경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부친의 폭언, 폭행, 그리고 집에 수도 없이 방문한 경찰 분들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제 성씨까지 불리면 트라우마를 심하게 겪습니다. 심지어 이런 과거를 생각할 때면, 사지가 떨릴 정도로 분노합니다. 이제는 트라우마를 벗어나기 위해 성본을 올해 안에 반드시 변경할 예정입니다. 성으로라도 부친과 엮이기 싫습니다.


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늘 변호사님 사무실에 방문해 상담을 하였습니다. 아무리 빠르게 처리한다고 해도 부친의 의견 청취 과정이 있어, 최소 2개월은 걸린다고 하시더군요. 내년 초까지도 끌고 갈 생각이 없습니다. 올해 안에 정리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변호사님이 요청한 사건 청구서 내용 전문을 밝힙니다. 이로써 저는 트라우마가 극복되길 바랍니다.





1. 부모님 이혼 경위


부모님은 제가 13살 때, 17년 전에 이혼을 먼저 하셨습니다. 사유는 모친의 ‘외도’였습니다. 허나 이는 거짓 고소였고, 부친이 외도를 일삼았으며, 심지어 작은 외삼촌 집에서 부친이 모친을 심하게 폭행한 적이 있습니다. 모친은 부친의 당시의 외도 사실을 적시하였으나, 부친은 이에 대한 반응을 모친의 얼굴을 뼈가 부러질 정도로 매우 심하게 가격한 전적이 있습니다. 이는 제 사촌동생들이 기억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모친은 바로 집을 가출하여, 이혼 재판 준비를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친은 모친에게 사설탐정을 붙여 추적하였으며, 모친이 한 남자의 집에서 거주하고 있는 사실을 발견하여 외도로 고소하였습니다.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모친은 단순히 거주할 곳이 마땅치 않아, 당시의 고모할머니에게 소개받은 믿음직한 인물의 집에 잠시 거주한 것뿐이었습니다. 부친은 이를 왜곡하여 외도로 고소하였으며, 이로 인해 모친은 약 6개월 이상 구치소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모친은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였으며, 그간의 부친의 폭행과 외도 사실, 그리고 경찰 신고 이력을 모두 공개하였습니다. 또한, 부친의 외도로 성병까지 옮았던 병원 진단서까지 법원에 제출하였으며, 부친이 저를 양육할 권리가 없음을 증명하였습니다.


게다가 집에 돈을 주지 않아 항상 생활비 전반을 담당했던 모친은 이 사실 또한 저와 제 형제에게 증언을 요청하여 법원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모친이 부친에게 한 달 생활비를 요구하면 심한 폭행과 집안 살림을 부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봐온 이 광경을 모두 법원에서 증언하였으며, 제 증언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였습니다.


이 사실들이 모두 당시의 판사님에게 진실로 전달되어 결국 모친이 승기를 잡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에서는 제 친권이 모친에게 넘어갔음을 판결하였고, 양육비를 지급하도록 명령하였습니다. 하지만 제 모친은 저와 모친을 찾아올 부친이 두려웠고, 제가 부친과 엮이는 게 그 무엇보다 싫었기에 양육비를 거절하였으며, 제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양육을 전담하셨습니다.




2. 성본 변경 사유


저는 제 이름이 성까지 불릴 때, 트라우마를 심하게 겪습니다. 제가 13살 때, 부친은 제게 사고 친 것을 나무라며 “네 애미랑 닮아서 재수가 없어.”라는 등의 폭언을 일삼았습니다. 부친은 항상 저를 훈육할 때, 구치소에 있는 모친을 언급하며 폭언을 하였습니다.


또한, 저를 훈육할 때 장우산이나 대나무로 만든 막대기로 저를 폭행하였습니다. 심지어 어느 날은 부친이 저의 다리 전체가 멍이 들 정도로 저를 심하게 폭행하여 집을 일주일 혹은 한 달 이상 들어가지 않은 적이 많습니다. 그때마다 친구 집이나 외할아버지 댁에서 학교를 다녔으며, 집에 들어가기가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그때 당시 제 친형제는 군인이었으며, 형제가 휴가를 나와있거나, 혹은 모친이 있을 때 부친은 제게 폭언이나 폭행을 절대 하지 않는 친절한 아버지 행세를 하였습니다.


제 부친은 사람의 가면을 쓴 뱀과 같은 위선자입니다. 특히, 재판 중 쉬는 시간에 부친이 모친을 찾아가 “네 딸년은 너랑 똑같아서 닳았더라. 술집에 네 딸년 팔아 버릴 거야.”라고 말한 적이 있어, 재판에 증언으로 쓰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부친은 제 친구들 앞에서는 그저 딸을 한없이 사랑하는 아빠 역할로 연기하였고, 제 친구들은 제 부친에 대해 연기한 모습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부친의 모습이 혐오스럽습니다. 저는 성까지 불릴 때, 이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떠오릅니다. 성본 변경을 함으로써 이제 그만 부친의 그늘을 벗어나고 싶습니다. 국가 헌법에 ‘행복추구권’이 있습니다. 저는 부친의 성을 떼고, 모친의 성으로 새롭게 태어나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더 이상 악몽을 겪고 싶지 않습니다. 더 이상 부친과 성으로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 이에 판사님께 제 성과 본을 변경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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